“늦게나마 꿈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2021-01-13 16:59:33

“늦은 나이에 이렇게 글을 쓰려니 너무 어렵습니다.”

12일, 룡정시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양명금(60세)은 불편한 몸을 지탱하고 앉아 글을 몇줄 적더니 힘든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릴 적 공부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

양명금은 틀린 철자를 고치고는 일찌감치 공부를 포기한 자기를 탓하면서 푸념조로 말했다.

1961년, 룡정시 개산툰진에서 태여난 양명금은 1살도 채 안돼 소아마비로 인해 다리를 정상적으로 쓸 수 없게 되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살에 친어머니까지 여의였다. 그때 그의 손과 발이 되여준 사람이 바로 새어머니였다. 어린 양명금은 새어머니가 온 것이 너무 좋아서 그의 곁을 떠날 줄 몰랐다. 마치 친어머니가 돌아온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새어머니는 어린 양명금을 업고 의사를 찾아 몇십리 길을 오가면서 침을 맞혔고 효과가 좋은 약이 있다고 하면 돈을 아끼지 않고 약을 사왔다. 새어머니의 남다른 사랑 덕분에 양명금은 업혀 다니던 데로부터 차츰 지팽이를 짚고 다닐 수 있게 되였으며 정상적으로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양명금의 새어머니는 양명금이 시집간 후에도 다리가 불편한 딸이 걱정되여 하루건너 양명금네 집으로 채소를 사다 날랐으며 남편과 화목하게 지내고 자식을 잘 키워야 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친어머니도 아닌 새어머니가 이제껏 자기의 옆을 지켜준 것이 고마워 양명금은 감사한 마음을 한두구절씩 글로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어머니가 생각날 때마다 적어두었던 문장이 어느덧 글자수가 늘어나면서  제법 구색을 갖춘 문장으로 완성되였다.

지인들은 양명금의 글을 읽고 나서 잘 썼다며 잡지에 투고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그럴 때마다 양명금은 “이렇게 못 쓴 글을 어디에 내밀겠습니까? 창피해서 안됩니다.”고 답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연변지체장애인협회에서 주최하는 제1회 문학상 공모소식을 접하고 거듭 고민을 한 끝에 공모 마감 2시간 전에 큰마음을 먹고 투고했다. 그날 밤 양명금은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행여 누가 자기의 글을 보고 비웃을가 봐 두렵고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두려움과 걱정은 부질없는 것이였다. 양명금이 쓴 <계모의 끝없는 은혜>가 2013년 연변지체장애인협회 제1회 문학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받았던 것이다. 양명금은 이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새어머니에게 알렸다. 뜻밖의 소식에 새어머니는 기쁜 나머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장하다’고 딸을 칭찬한 후 늦은 나이지만 이제라도 ‘문학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힘을 실어주었다.

소심하던 양명금은 그 후부터 용기를 가지고 날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결과 이듬해 그는 또 <시어머님과 함께 했던 나날들>이란 작품을 발표했는데 연변인민방송국 제5회 생활수기공모에서 우수상으로 선정되였다.

문학에 자신감이 붙은 양명금은 그 후 지속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그의 작품수는 도합 100여편에 달한다.

요즘은 또 시 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양명금은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시를 읊어보는 것이라고 한다. 시에 대한 기초가 없는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를 통해 시에 대한 기교를 하나씩 배우면서 시에 대한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작품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의 자서전을 멋지게 써서 작품으로 남기고 싶습니다.”양명금은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김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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