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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손흥민, 개인기록은 나를 넘어도 우승은.."

  • 2015-09-23 09:54:26

"(손)흥민이라면 내 개인기록은 다 넘겠지만 우승기록은 어렵지 않을가요? 하하."
한국축구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34)이 이제 금방 영국무대에 입성한 후배 손흥민(23·토트넘)의 활약에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올해 창간 46주년을 맞은 한국 일간스포츠는 21일(북경시간) 영국 런던 풀럼 킹스로드에 있는 첼시쿼터 카페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축구의 정신적 지주로 군림했던 박지성을 만났다. 안해 김민지(30) 전 SBS아나운서와 함께 사는 신혼집 근처에 있는 카페로서 이곳에 종종 와 머리를 식힌다고 했다.

작년 5월 정든 유니폼을 벗은 박지성은 자신이 만든 사회공헌재단 JS파운데이션 리사장과 현역시절 전성기를 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홍보대사로 바쁘게 활동하고있다. 7월에는 아시아축구련맹(AFC) 사회공헌위원으로 임명돼 축구행정가로서의 첫 걸음도 뗐다.
박지성과의 인터뷰 초반은 자연스레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로 흘렀다. 마침 전날인 20일 손흥민은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결승꼴을 떠뜨리며 프리미어리그 홈 데뷔전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득점장면을 TV로 봤다는 박지성은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흥민이에게는 따로 조언할 필요도 없을것 같다. 흥민이라면 내 개인기록은 다 넘어설거라고 생각한다. 올시즌안에 깰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통산 205경기 27꼴의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이어 "(토트넘을 떠나) 다른 팀으로 가지 않는 이상 내 우승기록을 깨기는 힘들것 같다"면서 맨유출신다운 위엄도 잃지 않았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모두 13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는 11월 첫 딸 출산을 앞둔 그는 아버지가 되기 직전의 설레이는 소감과 축구행정가로서의 계획 등 자신의 인생 후반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놨다

◇박지성, 손흥민을 말하다
"이 정도 활약이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충분히 좋은 출발이다. (정규리그 데뷔꼴에 대한) 부담도 컸을텐데 이제는 부담을 덜고 남은 일정을 소화할수 있을것 같다. 어제 터진 꼴은 (손)흥민이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큰 도움이 될것이다."
-입단후 단시간내 데뷔꼴을 뽑아냈다.
"데뷔꼴 덕분에 자신감을 얻게 된것 같다. 이제부터는 얼마나 이 흐름을 유지할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매 경기에 꼴을 넣을순 없겠지만 나중에 슬럼프가 온다고 해도 좋은 스타트는 도움이 된다.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흥민이는 이미 독일에서 오래 뛰며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충분히 했을것 같다.
-프리미어리그라는 곳이 주는 위압감, 데뷔꼴에 대한 부담감, 팬들의 기대, 압박감이 대단할것 같다.
"어느 리그에서 뛰든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그런 압박감과 싸워야 한다. 선수라면 경기에 나가 일정한 기량을 유지해야 (주전) 자리를 유지할수 있다. 특히 흥민이의 경우는 몸값에 대한 부담도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많은 몸값을 받고 토트넘에 입단했기때문에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높을것이다. 하지만 긴장과 부담도 (계속 경기를 치르며) 시간이 지나면 풀릴것이다."-후배들의 치렬한 경기모습을 보면 그라운드로 돌아가고싶은 생각도 드나.
"아직까지는 다시 뛰고싶다는 생각이 없다.(웃음) 맨유-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매치 이후로 공을 차본적이 없다. 현역시절 막판 워낙 몸이 좋지 않았고 아팠다. 그래서 다시 공을 차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라운드 생각이 조금씩 날것 같기도 하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거의 롤모델 얘기와 함께 손흥민의 도전에 대한 말을 꺼내자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하하. 뭐 내가 갖고있는 모든 개인기록은 흥민이가 넘어설거라고 생각한다. 공격수로서의 재능이 나보다 뛰여난 흥민이는 충분히 (저를 넘어설) 능력이 있는 선수다. 올시즌 안에도 넘을수 있지 않을가."
후배의 선전이 기뻐서일가.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분데스리가 대선배'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과 비교되던 손흥민이 이제는 맨유시절의 박지성에게 도전장을 낸 셈이다.

2008~2009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은 선수생활을 하며 아직 한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맨유에서 뛰면서 13개의 우승을 달성한 기록은 깨기 어렵지 않겠나.
"흥민이가 (토트넘을 떠나) 다른 팀으로 가지 않는 이상 그 기록을 깨긴 힘들것 같다. 토트넘은 최근 우승이 리 컵 밖에 없지 않나.(웃음) 어떤 리그에서 뛰든 우승은 쉽게 경험할수 있는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맨유라는 팀을 만나서 운이 좋았다."

-손흥민이 '맨유같은 강팀에서 7시즌을 뛰며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친 (박)지성형의 비결이 궁금하다'고 했다.
"기복없는 플레이라…. 그건 선수의 포지션과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나와 흥민이의 포지션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나와 달리) 흥민이에겐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요구가 있을것이다. 역할과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내가 흥민이보다는 조금 더 기복없는 경기력을 유지하기 쉬웠다. 반면 흥민이는 매경기 꼴을 노려야 하는 부담감이 더 클것이다. 장단점이 있지만 노력하면 충분히 더 훌륭한 선수가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 후반전에 대해
은퇴한 박지성의 공식직함은 사회공헌재단 JS파운데이션 리사장이다. 그의 인생 후반전의 일부가 여기에 있다. 박리사장은 요즘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이 신기하고 새롭다. 두달 뒤면 태명이 '만두'인 딸이 태여나기때문이다. 그에게 또 하나의 이름이 생긴것이다. '아빠, 만두 아빠'다. 11월말 출산예정인 딸에 대해 묻자 박리사장의 얼굴에 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그는 "딸이니 안해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안해는 나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한다.(웃음) 아직 이름을 정하지는 않았다. 부모로서 건강하게 태여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말했다. 은퇴뒤 런던에서의 일상과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은퇴후 좋은 점은.
"가족과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거다. 15년 넘게 해외생활을 하면서 추석같은 명절은 한국에서 보내지 못했다. 송편도 못 먹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현역선수가 아니라서 한결 편하다. 부담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축구가 생각날 땐 맨유와 첼시 경기를 가끔 보러 간다."
-후배들에게 결혼에 대한 시점을 조언한다면.
"꼭 은퇴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는게 힘들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결혼해서 안정을 찾는것도 축구하는데 중요하다."
-이제 런던에선 다시 '공부 모드'에 돌입하는건가.
"그렇게 해야 할것 같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아직까지 '무슨 일을 해야지'라고 정하진 않았다. 축구행정에 관심이 있기때문에 관련 공부를 하고나면 뭔가 좀 더 구체적으로 내가 하고싶은게 생각날것 같다. 지금은 내가 하고싶은 것을 찾고 나중에 필요한것들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건 언제쯤이 될가.
"한 10년은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것 같다. 그때가 되면 도전할것이다. 지금은 급하게 진행하고싶지 않다. 공부를 제대로 하고싶어서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할수 없다."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과 선수로 경기에 나설 때의 긴장감을 비교한다면.
"긴장감 자체가 다르다. 축구는 내가 평생 해온거다. 내가 아는걸 얼마나 보여주느냐의 문제다. 맨유시절 매경기를 뛰였던게 아니기때문에 긴장을 하긴 했다. 기회가 왔을 때 보여주지 못하면 다음 경기를 나갈 확률이 줄어들기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는 세계를 처음 들어가는거다. 어렸을 때는 그냥 축구가 좋아서 했는데 성인이 되고보니 지식도 쌓이고 머리로 알게 되는게 많아 두려움도 많은것 같다. 긴장감 대신 두려움이라고 표현하고싶다."
외신 연변일보 뉴미디어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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