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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겨울의 뜨거운 끌림...설한을 녹이다

완연한 겨울을 만끽할수 있는 눈밭축구

  • 2016-12-26 08:55:38

하얀 눈의 계절, “눈나라”로 변한 우리 고장에서는 겨울철 특유의 정취를 맛볼수 있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스키대회, 빙어낚시대회 등 겨울추억을 남길만할 축제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겨울이다.

순백의 설원우에서 스키와 보드만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축구의 고장”이라는 미명에 걸맞게 상상 이상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하는 눈밭축구를 즐기는이들도 많다. 손발이 꽁꽁 얼고 코끝이 찡해나는 한파에도 어쩔수 없는 사나이들의 축구본능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추위에는 추위, 오늘은 이한치한으로 추위를 이기고 뭉친 근육도 푸는 겨울 레포츠인 “눈밭축구”의 매력속으로 함께 떠나본다.

눈밭을 헤가르며 완연한 겨울을 만끽할수 있는 눈밭축구가 주는 즐거움때문일가? 폭설이 내리는 이맘때쯤이면 전 주적으로 아마추어 “눈밭축구”대회도 열린다. 해가 갈수록 참가팀이 늘어가고 인기를 끄는 대회, 경기라지만 축제 같은 분위기속에서 진행되기에 축구인이라면 꼭 놓치지 말아야 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올해는 24일, 25일 이틀에 걸쳐 대회가 진행된다. 그리고 23일 찾은 연길시건공소학교 운동장에서 한창 대회준비를 위해 몸풀기에 나선 참가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수 있었다.

그라운드는 눈이 수북이 쌓여 말 그대로 “눈밭”이다. 선수들은 푸른 그라운드가 아닌 하얀 설원우를 달렸다. 터치라인도 꼴라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사방에 보이는것은 오직 하얀 눈뿐이다.

눈으로 뒤덮인 그라운드는 선수들이 입장하면서 따뜻하게 데워지기 시작했다. 초반 눈밭축구에 적응을 못한 일부 선수들은 조심스럽게 까치발로 뛰여다니는 모습이였고 엉뚱하게 미끄러지면서 실수가 속출하자 멋적은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각 팀에서 베스트 멤버가 나왔지만 눈밭에서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긴 힘들었나보다. 하얗게 눈으로 덮인 그라운드, 미끄러지는건 례상사, 눈밭에 나뒹굴어도 패스가 끊겨도 하소연하는 사람이 없다.

눈밭을 데굴데굴 굴러가는 공, 그뒤를 선수들이 바짝 쫓는다. 상대방에게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한다. 그라운드가 눈천지이니 공은 멀리 가지 못했고 튕겨 오르지도 않아 선수들은 더욱 많은 발품을 팔아야 했다. 로장들은 체력이 따라주지 못하니 후배선수들을 잡아끌다가 같이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눈밭에서 체면 구긴 사나이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지 경기장밖에서 응원하는 가족들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멋적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선수들의 모습도 포착된다.

코너킥을 차려는 순간 디딤발이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고 공도 갖지 않은 상황에서 뛰여가다 넘어지는 선수도 보인다. 선수들이 쭉 미끄러질 때면 마치 눈썰매장에 온것처럼 하얗게 눈보라를 일으킬 정도였다. 몇 안되는 구경군들은 처음엔 폭소를 터뜨리다가도 그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기도 한다.

“우와!”

저쪽에서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한다는 “연변전랑”축구팀의 팀장 안정권(39살)씨가 쌓인 눈을 휘뿌리며 꼴 세리머니를 펼친다. 상대팀의 허점을 노려 돌파에 이은 환상적인 킥으로 꼴을 냈던거다. 그 순간만큼은 그는 “눈밭우의 메시”이다.

푸른 그라운드 열정만큼이나 흰 눈밭우에서의 열정도 뜨겁디뜨겁다.

“학창시절 눈 덮인 운동장에서 공을 찼던 추억이 남아있으니 더 즐거울수밖에요.”

가쁜숨을 몰아쉬며 안정권씨가 눈을 찡긋해보인다.

올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울거라는 기상대의 주의보가 내심 싫지 않은 순간이다.

글·사진 신연희 박경일 윤금희 기자/편집디자인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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