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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장기 “메카”로 거듭난다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 정규화 발전 도모

  • 2017-08-24 15:35:51

연변3부락조선족장기구락부 김성범(좌 제1임 주임)과 김호철(우 현임 주임), 리현철(가운데 수석 부주임)이 조선족장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 조선족의 이주사와 맥락을 함께 해오고있는 조선족 씨름, 그네, 널뛰기, 장기 등 민속체육은 세월의 모진 풍랑속에서도 색바래지 않고 끈끈히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의 민속체육이 전승되고 더욱 발전할수 있은 것은 민속체육 단체와 민속체육인들의 다년래의 애타는 노력이 슴배여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번 기부터 민속체육의 전승과 발전을 위하여 사심없는 기여를 한 단체와 민속체육인들에 대한 시리즈 보도(민속체육 그 현장에 가다)를 하고저 한다. 편집자

조선족의 이주와 더불어 중국대륙에 전파된 조선족장기는 서늘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사랑방에서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의 고달픈 농사일로 피곤한 심신을 달래는 유일한 오락이였다. 조선족이 모여사는 동네에는 “장이야, 멍이야” 하는 장기를 두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아이들도 할아버지,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장기발을 익혀서는 어른들이 없는 집에서 제법 올방자를 틀고 앉아 “차야, 포야” 하며 할마버지, 아버지들의 장기 두는 흉내를 내군 했었다.

지난 세기 80, 90년대 개혁개방의 거세찬 소용돌이와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저 해외에, 발달한 대도시나 연해도시에 진출하면서 적지 않은 조선족 촌락과 집거지들이 해체되였고 조선족장기는 잠시 색 바래져갔다. 따라서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의 손때 묻은 장기판은 고방 깊숙한 곳에서 동면하게 되였다.

새 천년에 들어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인 장기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선후하여 각 현, 시에 장기협회가 설립되고 장기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산발적인 노력은 규범화, 정규화 되지 못해 우리 민속 장기가 여전히 골목장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족장기가 더욱 잘 전승되고 발전하자면 규범화, 정규화 되여야 하고 활발한 교류와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김성범씨, 리현철씨 등은 의기투합해 좀 더 규범화 되고 정규화 된 클럽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 2008년 6월, 김성범, 리현철 등의 노력으로 드디여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이 설립되였다. 당시 산발적으로 존재하던 조선족장기협회인 무지개다리협회, 하남협회, 소영협회를 단합해 설립한 클럽이기에 명칭을 3부락이라 달았던 것이다. 김성범씨가 제1임 클럽 주임을 맡았고 리현철씨가 수석 부주임을 맡았다.

이들은 클럽 설립과 동시에 전국의 조선족장기고수들을 초청해 전국 왕자전을 치렀고 이듬해에는 전국의 조선족장기고수들이 참가한 제왕전을 치렀으며 2010년도에는 전국조선족장기 초청경기를 치렀다. 2011년부터는 전국 최강자전을 치르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련속 7년간 견지하고있다. 또 2010년 12월부터 달마다 전 주 및 전국의 조선족장기고수들이 참여한 고수전을 펼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미 80회를 견지해왔다.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에서는 또 슈퍼리그, 갑급리그, 을급리그 승강제를 실시한다. 슈퍼리그에 20명, 갑급리그에 20명이 있고 을급팀은 각 분회 회원들이 모두 갑급리그 도전자격을 갖는다. 갑급팀 도전자격을 획득한 회원이 치렬한 겨룸을 거쳐 4강에 진출하면 갑급팀에 승격하고 갑급팀 20명 회원들은 치렬한 겨룸을 거쳐 4강에 진출하면 슈퍼리그에 진출하고 반대로 17위부터 20위까지는 을급팀에 강등하게 된다. 슈퍼리그에서도 하위 17위부터 20위까지는 갑급팀에 강등된다. 이 클럽 제1임 주임 김성범씨의 소개에 따르면 슈퍼리그에 진출한 회원 대부분이 프로 4단급 이상이고 갑급팀의 성원 대부분이 프로 1단부터 4단급 이상이라 한다.

활발하고 다채로운 장기활동은 많은 산발적인 장기협회를 흡인했다. 김성범씨와 리현철씨 등의 내심한 설득으로 조양천, 진달래, 신풍, 철남, 북대 등 조선족장기협회에서 선후하여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에 가담하게 된다.

클럽의 이 같은 활발한 활동에는 거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조선족장기활동은 필경 정부행위가 아닌 민간차원의 활동으로 정부나 기업의 자금을 유치하기는 힘들다. 하여 이 클럽 주임, 부주임들은 선뜻이 자기의 호주머니를 털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한다. 이 협회 제1임 주임인 김성범씨가 수년간 클럽의 여러가지 활동에 내놓은 자금은 근 20만원에 달하고 클럽 현임 주임인 김호철씨가 클럽에 기부한 자금도 20여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이 클럽 수석 부주임인 리현철씨를 비롯한 여러 부주임들도 모두 많이는 수만원, 적게는 수천원의 자금을 내놓았다.

조선족장기수준이 더한층 발전하자면 장기수준이 높은 고수들의 깊은 연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조선족장기 프로 7단-9단인 조룡호, 김청송 리세민, 리광룡 등으로 조선족장기프로연구회를 설립하고 연구성과를 각 분회에 보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장기 연구와 보급으로 하여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 회원들의 수준은 비약적인 제고를 가져왔는데 이 클럽 성원들은 세계 조선족장기대회에서 1등, 2등, 4등 등 좋은 성적을 따내기도 했다.

민속문화의 발전과 전승은 단순한 활발한 활동과 발전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전승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 현임 주임인 김호철씨는 “현재 우리 조선족장기를 둘 줄 아는 사람들은 중, 로년들은 많지만 젊은이들은 아주 적다”면서 조선족장기가 발전하고 전승되자면 후대양성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 클럽 부주임인 리주석씨(프로 8단)는 2015년부터 연신소학교와 연길시제13중학교에서 무상으로 장기교수를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 연신소학교에서 조선족장기에 애호가 있는 학생들을 모아 장기교수를 하고 연길시13중에서는 매주 2차례씩 조선족장기에 대해 강의해주고 있다.

조선족장기의 전승과 발전은 민족문화유산을 우리의 후대들에게 남겨주는 사안임을 감안해 정부나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청된다고 하는 연변3부락조선족장기클럽 김호철 주임은 “연길시는 조선족장기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지만 자금의 결여로 아직까지 세계대회를 한번도 조직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글·사진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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