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규정 느슨…중국팀엔 기회

2020-09-21 08:53:39

귀화 선수들 대거 등용될 듯


프로팀 유니폼은 언제든 갈아입을 수 있지만 국가팀 유니폼은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국제축구련맹(FIFA)의 최신 규정에 따르면 이는 옛말이다.

18일, 화상통화 방식으로 펼친 국제축구련맹 70차 대회에서 FIFA는 축구선수 ‘귀화 수정안’을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수정안에 따르면 금후 축구선수의 귀화 조건은 기존에 비해 훨씬 유연해졌다.

20세기초에는 국가팀간 이동이 프로팀간 이동처럼 자유로웠다. 스페인 명문 레알마드리드의 전설 공격수 디스테파노는 아르헨띠나에서 태여나 1947년 아르헨띠나 국가팀 선수로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뤘지만 1949년에는 꼴롬비아 국가팀 선수로 뛰였고 1957년에는 스페인 국가팀 선수가 됐다.

‘축구왕국’ 브라질은 수많은 선수들을 타국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국가팀에도 수출했다. 때문에 국가팀 선수도 돈을 주고 영입하는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후 FIFA는 무분별한 ‘국가팀 이적’을 막기 위한 규정을 만들었다. 한 선수는 오직 하나의 나라만 대표할 수 있게 됐다. 청소년 국가팀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 나라의 국가팀 선수로 A매치를 뛴 선수는 귀화해서 새로운 국적을 취득해도 A매치에 나설 수 없었다.

그후 2004년 FIFA는 국가팀에서 귀화 선수 발탁 규정을 강화했다. 귀화 선수는 해당 국가와 명확한 련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적인 리유, 국가팀 발탁을 목적으로 하는 귀화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해당 선수는 최소한 해당 국에서 태여난 아버지나 어머니,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있거나 최소한 2년을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 역시 최소 2년 거주 기준이 빈약해 2008년 5월에 다시 보완됐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한 선수가 새로운 국가팀에 뛰기 위해선 해당 국에서 태여나거나,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 또는 어머니,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해당 국에서 태여나야 한다. 또 다른 조건으로는 18세 이후에 해당 국에 최소한 5년을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한편 당시 규정은 해당 선수가 어떤 종류의 대회든 공식 경기를 뛰였을 경우 귀화 후 국가팀 발탁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새롭게 통과된 수정안에 따르면 해당 선수가 혈육적 조건(3대 생물학적 혈육중 최소 1명이 해당 국에서 태여나야 됨), 혹은 해당 국에 최소한 5년을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조건중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

이로써 광주항대팀의 영국 출신 강광태와 북경국안팀의 노르웨이 출신 후영영 등 선수들은 혈육적 조건에 부합돼 국가팀 출전이 가능해졌다. 특히 올 시즌 광주항대팀의 주전 수비수를 맡고 있는 강광태가 중국 국가팀에 발탁된다면 국가팀 실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편 ‘5년 지속적 거주’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슈퍼리그 용병들도 전부 중국 국가팀 발탁이 가능해졌다. 특히 강소소녕팀의 터세이라도 이 조건에 부합된다.

이번 수정안으로 인해 중국의 월드컵 진출 확률이 높아졌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자국 리그는 어느 정도 전개되고 있지만 국가팀간 맞붙는 국가대항전은 여전히 정상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2022년 까타르월드컵 아시안 예선도 언제쯤 재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 시기가 어쩌면 중국 국가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 국가팀은 엘케손과 리가 등 귀화 선수를 바탕으로 국가팀의 전력을 강화하는중이다. 엘케손과 리가는 귀화 요건을 충족해 이미 몇번의 A매치에서 뛰였다.

중국은 A매치가 열리지 않는 동안 귀화를 위한 서류를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 이미 국가팀에 합류한 엘케손과 리가, 귀화를 준비하는 알로이시오, 알랑 등이 FIFA의 허가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그외에도 후영영, 강광태, 터세이라 등 선수들도 귀화 후 국가팀 발탁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중국은 2022 FIF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소조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과 승점이 동률인데 8개 조 2위들에 주어지는 4장의 티켓을 노려야 하는 상태이다. 만약 중국 국가팀이 A매치가 멈춘 시간을 리용해 귀화 선수를 대거 등용해 실력을 키운다면 월드컵 진출은 충분히 가능해진다.

  리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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