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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품시대, 국민은 그렇게도 허약한가
□ 김태호
날짜  2017-5-10 13:41:29   조회  755

청나라 말기 중국인들은 아편을 피워 얼굴이 노랗고 육신은 겨릅대처럼 되였으며 정신은 멍청했다. 군대는 규모상 덩치만 컸지 전투력을 잃고 투지를 상실했으며 무기력했다. 허약한 체질, 저하된 정신. 굴욕적인 심리는 선명한 시대적 특징을 형성했다. 그러나 흥미로운것은 당시 중국을 대체하여 아시아 최대의 아편 생산국이자 수출국이 된 일본의 국민들은 아편을 피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갑오전쟁에서 중국이 일본에 완패한후 사상가 엄복은  적자생존 우승렬패라는 사회다윈주의리론으로 중국을 해부하였다. 그는 천진 《직보》에 글을 발표하여 “중국은 병들어있으며 중국인은 병부”라고 처음 밝혔다. 엄복은 그러면서 중국의 상황에 맞는 “약”을 써서 국민들을 치료해야 한다고 력설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것은 엄복 자신도 아편을 과다 흡연하여 만병을 얻고 불귀의 객이 됐다는 사실이다.

 

청말민초(清末民初)의 소설가 증박(曾朴)은 ‘동아병부(东亚病夫)’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쓰기도 했으며 로신, 진독수 같은 문화인들도 중국을 ‘병국(病国)’, 중국인들을 ‘병부(病夫)’라고 칭했다.

 

그리고 한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거리에서나 TV에서 보건품광고들이 우리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한다. 칼슘보충, 비타민보충, 뇌를 보양하고 신장을 보양한다는 각양각색의 보건품들로 세상은 시끄럽다. 보건품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녀로소 모두가 보건품을 복용하지 않으면 생명의 지속에 큰 영향이 미칠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전국의 절반의 국민이 칼슘이 결핍하고 3분의 1의 국민이 빈혈이며 4분의 1의 국민은 철을 보충해야 하고 5분의 1의 국민이 체내에 아연이 결핍하다는 과장되고 협박에 가까운 광고들이 란무한다. 또한 남성들의 70%가 신장이 부실하며 녀성들의 8할이 체내에 독소를 가지고있다며 호들갑을 떨고있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광고내용들이다.

 

먹거리가 너무나도 풍부해 오히려 무엇을 먹을가 행복한 고민을 하며 건강관리가 최대의 관심사로 되여 신체단련에 각별히 신경 쓰는 요즘 세태인데 우리의 육신은 이전 시대에 비해 오히려 퇴보를 가져왔단 말인가? 과연 우리 국민이 이처럼 허약한 21세기의 ‘동아병부’란 말인가?

 

세계위생기구(WHO)의 최근 평가보고에 의하면 중국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남성 74세, 녀성 77세이다. 14억 인구의 대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평균수명은 참으로 놀라운 수치다. 평균수명이라는것은 한 나라 국민의 총체적 건강수준의 기초지수(基础指数)이다. 국제위생기구가 중국 국민에 대해 과학적으로 좋은 결론을 내렸음에도 우리는 모르고있거나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고있는것이다.

 

국민들의 이런 심리적 허점을 리용하여 보건품 판매상들은 기승을 부리고있다. 보건품은 이름 그대로 보충제이지 치료약이 아니다. 그러나 판매상들은 만병통치약인것처럼 교묘하게 선전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시중에 류통되는 국산 보건품은 원가에 비해 가격이 아주 높다는것인데 선진국들에서 판매되는 보건품들의 가격과 막상막하거나 오히려 더 높기도 하다. 거기에 중국 국민들이 받는 로임과 비례해 비교하면 그야말로 아찔한 가격이다.

 

판매상들의 공략목표 1순위가 로인이다. 로인들을 모여놓고 “전문의”의 강의로 세뇌를 시킨후 감언리설로 보건품을 판매하거나 저가려행을 시켜주며 잔뜩 흥분시켜놓고는 로인들이 미처 제정신 차릴 사이 없이 보건품판매를 밀어붙인다. 신변에 자식이 없는 외로운 로인들을 목표물로 정해 깍듯이 대하고 극진히 섬기면서 환심을 산 후 로인들이 아껴 모아두었던 현찰을 인정사정없이 털어낸다.

 

로인들에게 격장법을 쓰기도 한다. 어느 로인의 자식은 부모에게 얼마짜리 의료기기를 사드렸다며 경쟁심을 조장하거나 보건품을 다량 구입한 로인들을 한껏 치켜세움으로써 천진한 동심으로 되돌아간 로인들의 승벽심을 자극해 판촉한다.

 

현지 명문고중의 학생들, 그것도 공부 잘하는 수재들을 미리 렴탐해서는 대학입시전 무료로 보건품을 얼마간 공급한후 그들이 명문대학에 입학하면  홍보전략을 본격적으로 펴면서 마치 그 수재들이 여차여차한 보건품을 복용했기에 명문대학에 입학한것처럼 오도한다. 허위광고를 믿고 거액을 들여 보건품을 복용시킨 자식이  대학입시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두자 속히웠다며 락루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약보(药补)보다는 식보(食补)가 기본이요 근본임을 과학은 우리를 일깨워준지 오래다. 육류나 수산물, 채소, 과일을 적당히 먹으며 즐거운 기분으로 자신의 신체상황에 맞게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또한 싱싱한 청춘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교류하면서 신생사물과 접촉하고 생기를 나눈다면 세월의 흐름에도 떨지 않을것이다.

 

병은 없는데 신체가 허약하다면 의사의 권장에 따라 보건품을 리용해야 함은 천만지당하다. 그러나 건강하고 신체의 면역시스템이 잘 돌아가는데 무턱대고 보건품을 애용하는것은 무리다. 외부물질에 의존하기보다는 신체의 내성과 면역력을 키우는것이 누구나 다 아는 건강장수의 비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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