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예술가가 버섯으로 만든 카약을 타고 바다를 횡단하는 데 성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로스안젤레스 출신 예술가이자 곰팡이연구자 샘 슈메이커는 지난달초 카탈리나섬에서 출발해 샌페드로 해안까지 약 42킬로메터를 버섯으로 만든 카약을 타고 횡단했다. 총 12시간이 걸린 이번 항해는 세계 최장거리 ‘버섯카약’ 횡단기록으로 평가된다.
슈메이커가 제작한 카약은 갈색빛에 울퉁불퉁한 질감을 가진 독특한 형태로 균사체를 활용해 배양, 건조 과정 등을 거쳐 완성됐다.
그는 출항 3시간 만에 멀미를 겪었으나 항해 도중 나타난 길이 15메터의 흰수염고래가 약 4.8킬로메터가량 동행하면서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슈메이커는 예일대학에서 미술석사학위를 받은 뒤 버섯을 활용한 조형작품을 선보여왔다. 이후 전시를 넘어 실제 해양장비 제작으로 령역을 확장했으며 이번 카약은 그가 두번째로 만든 버섯 배이다.
버섯 소재는 최근 환경파괴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등을 대체할 성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슈메이커의 멘토이자 생명공학기업 마이코웍스 공동창립자인 필 로스는 이 소재를 ‘아쿠아펑’이라 부르며 플라스틱과 류사한 부력, 경량성을 지니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또 2021년 영국의 패션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버섯가죽으로 만든 의류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슈메이커는 “버섯이 곧바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해결책은 아니다.”며 “카약 하나를 만드는 데만 1년 가까운 시간과 자원이 필요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도전은 2019년 미국 네브래스카호수에서 균사체 배를 띄워 기네스기록을 세운 케이티 에이어스에 이어 세계 두번째 버섯배 항해 사례이다.
에이어스는 “이번 성공이 더 많은 도전과 발전을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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