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란…□ 류서연
류서연 2026-10-23 07:33:26
요즈음 위챗 모멘트를 보면 소학교 동창모임이라든가 초중 동창모임을 어떠어떠하게 성대하게 했다는 사진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그날도 고중 동창모임 사진이 모멘트를 도배했다. 그 사진들을 보노라니 몇년 전 동창모임을 했던 그날의 일이 무성영화처럼 눈앞에 떠오른다.
욕탕 안, 서로 다른 휴식의 경계□ 현청화
현청화 2026-10-23 07:33:26
연길의 어느 대중목욕탕에 딸과 함께 들어갔을 때 계산대에서 받은 것은 입장과 소비를 기록하는 손목 팔찌 하나였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다음부터는 생수 한병, 과일 한접시, 국수 한그릇까지 모두 별도 계산이였다. 휴계실에서 무언가를 소비할 때마다 손목 팔찌를 찍었고 나올 때는 그 기록에 따라 소비 금액을 정산했다. 입장료는 공간에 들어가는 비용일 뿐 그 안에서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얼마나 소비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였다.
나의 비망록 (외 3수)□ 박송월
박송월 2026-10-23 07:33:26
하루 끝마다 적어둔 글자 사이로 못다한 소원들이 무거운 어깨를 짓누르며 나를 고발하듯 서있다
랭정과 열정 사이□ 현청화
현청화 2026-10-09 09:06:49
연길에서 잡아탄 택시의 문을 닫자마자 낯선 이의 목소리가 내 사적인 령역 안으로 들어왔다.“어디서 왔소?”
조국의 이름□ 정호원
정호원 2026-10-09 09:06:49
해란강 안개소매 사과배를 고름 매주고 황산의 단풍꽃이 연지곤지 찍을 때 천지천산 정화수는 합환주를 붓는가 천안문의 등롱불 광장의 천자만홍 폭죽이 터진다 풍악소리 세차다
시의 길 (외 4수)□ 김영화
김영화 2026-10-09 09:06:49
엄마의 태줄이 나와 세상을 이어준 첫번째 길이였다
내 고향 소구채 (외 4수) □ 한경애
한경애 2026-08-28 09:16:54
얼씨구절씨구 들어간다 관광차는 어깨춤 추며 들어간다
몽돌 (외 7수) □ 한영규
한영규 2026-08-28 09:16:54
파도의 채찍 밑에 불거진 뼈 깎이고 소금물 담금질에 고운 얼굴 되였소 바다는 기억하려나 내가 흘린 눈물을
건축가의 집 □ 리경
리경 2026-08-28 09:16:54
비가 온다.
정신년령의 승화□ 최정옥
최정옥 2026-08-14 08:55:43
흔히들 말한다. 황혼은 하루의 끝자락이며 인생의 마지막 장면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황혼의 진짜 가치는 해가 지는 시간이 아니라 그 빛이 얼마나 따스하고 깊은가에 달려있다고. 그리고 그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나이와는 별개로, 정신년령이 간직한 젊음의 힘이다. 멋진 황혼인생이란 결국 정신년령에 있다.
세 친구□ 박일
박일 2026-08-14 08:55:43
연해도시에 사는 응구, 경수 그리고 나는 옛날 한고향에서 같이 자란 소꿉친구들이다. 우리가 선후하여 이곳에 왔을 때는 저마끔 자리를 잡느라고 자주 얼굴 볼 사이가 없었지만 몇해 전부터는 셋이 모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보름이면 멀다 하게 모이군 하였다.
풀빛의 노래 (외 5수)□ 김동진
김동진 2026-08-14 08:55:43
바람의 손을 잡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사랑의 근원을 묻다 (외 6수)□ 김영건
김영건 2026-07-31 07:35:43
욕망은 바다요, 나는 그 물결 우에 떠있는 배그러나 묻노니, 이 파도가 닿는 곳에 사랑이 있는가순수한 갈망이 우주의 숨결을 따라 흐를 때그 흐름 속에 스며든 온기가 바로 사랑이 아니던가
잔소리, 그리움이 된 온기□ 박병선
박병선 2026-07-31 07:35:43
─술 적게 마시세요.─폰 멀리하세요.여직 안해의 이러한 잔소리들은 귀에 거슬리기만 했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귀등으로 흘려보냈었다. 이제야 깨닫는다. 그 말들은 입가에 맴도는 온기 가득한 자장가였음을. 안해는 이미 뇌경색에 걸려 전보다 말수가 훨씬 적어졌다. 구수한 숭늉 같던 안해의 잔소리가 이제는 가슴속 깊은 곳에 그리움으로 굳어져 매일 밤 나를 괴롭힌다. 언제 다시 들을 수 있을가 안해의 그 목소리를.
일관성대로 (외 5수)□ 정호원
정호원 2026-07-31 07:35:43
사랑이 사냥이면 애정이란 애물이냐 채뜨려 긴가민가 범 꼬리를 잡아쥔 듯 엇박자 웃으며 울어 일희일경 네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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