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록음이 우거진 숲속
새들의 합창 소리가 7월을 노크한다
나무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해살아래 비춰진 그림자
련인처럼 살짝살짝 따라 오며
나에게 말을 거는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
아, 7월이 불러오는 황혼의 열망
태양이 하사한 신비로움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함께 웃고 울며
나란히 함께 갈 나의 반려
별을 찾는다
단발머리 소녀
동생과 함께
개암 따러 갔던 날
마른 하늘에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 울더니 장대같은
소낙비가 퍼붓는다
순식간에 터진 산홍수
깊은 물속에서
사람 살려달라는
비명 지르는 형제
아우성 소리에 달려 온
여덟명의 군인들
풍덩풍덩 물속에 뛰여들어
철옹성같이 어깨 겯고
강물을 가로 막고 서서
두 아이를 구했다
60년 세월 속에 또렷해지는
드라마 속 얼굴들
심장 속에 간직하고
꺼내보는 그 날의
그 아름다운 이야기
저 하늘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 별같은 여덟 용사들
별에서 오는 사람
행복했었네 행복했었네
별들의 축복 속에서
백년을 약속하던 날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예지로 빛나는 눈빛
나에게 빛이 되여준 사람
그 사람 없는 세상은
이토록 처량하네
별빛처럼 찬란하던 사랑이
내 가슴을 도려내며
눈물 속에 아른거리네
별에서 오는 그대
섣달그믐날 밤
다 가도록 소식 없네
잠 못드는 이 한 밤에
바람만 차가웁네
시로 써가는 황혼
삼라만상이 잠에서 깬다
대지가 기지개를 켠다
내 가슴에 동면하던 당찬 꿈도
도전의 걸음을 재촉한다
황혼의 책자우에 아름다운
시 한수 쓰고 쓰리라
박동하는 심장으로
거치른 손에 붓을 들었다
저 산 봇나무 붓 삼고
마를 줄 모르는 천지물 먹 삼아
겨레의 넋을 기리고 싶다
진달래 산천을 찬미하고 싶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어두운 밤 하늘의
뭇별들 속에서 찾는
큰 별 하나
엄마 곁에 올망졸망 모여앉아
옛말을 들으며 자란 오남매
유난히 좋아했던 흥부전
샘 솟 듯 끝없이 흘러나오던
흥미롭던 말씀 주머니
오늘도 쏟아지는 별처럼
내 가슴에 내려앉는다
엄마 무릎 베개하고
듣고 싶다
하늘나라에서 들려 오는
저 목소리, 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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