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자□ 량영철
량영철 2024-12-20 09:28:05
“11시까지 대우호텔 뒤로 와. 기다릴게.”세면실에서 대충 얼굴을 문지르고 식탁에 다가앉은 나에게 안해가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바빠. 손님이 있어.”
하모니카□ 박일
□ 박일 2024-12-06 08:31:34
휴일에 송화강변으로 놀러 나간 남주는 벤치에 앉아 즐겁게 하모니카를 불고 있었다. 그런데 별안간 머리가 허연 웬 로인이 불쑥 나타나더니 남주의 어깨를 마구 흔들었다.
“배우고 또 배울래요”□ 정문준
□ 정문준 2024-12-06 08:31:34
새끼제비는 깜찍한 연미복을 입은 맵시로 둥지에서 튀여나왔습니다.
고향과 함께 한다는 것은□ 김승종
김승종 2024-11-22 09:03:53
장씨의 주말□ 박영옥
박영옥 2024-11-22 09:03:53
장씨가 아침밥을 해놓은 지 이슥하도록 아직도 저쪽 방에서는 셋째 딸 미향이가 달콤한 꿈나라에 빠진 채 깨여나지 않고 있다. 오늘은 주말이라고 아마도 온 오전 이불 속에 파묻힐 잡도리를 한 것 같다.
눈 (외 2수)□ 리기준
리기준 2024-11-08 09:22:27
일 출□ 조려화
조려화 2024-11-08 09:22:27
─이봅소, 누김둥? 당신임둥? 예? 이봅소! 영호 아부짐둥?
신앙의 기발처럼 (외 5수)□ 김동진
김동진 2024-11-08 09:22:27
까아만 야간렬차 기적소리 멀어지고
시월의 하늘(외 6수)□ 리명자
리명자 2024-10-25 09:06:23
저 푸른 하늘에는 목화꽃 피여나고 해와 달 실을 뽑아 대지에 수놓을제
녀자의 배낭 (외 1수)□ 정호원
정호원 2024-10-25 09:06:23
참나무의 이야기□ 최장춘
최장춘 2024-10-25 09:06:23
우리 연변에는 가는 곳마다 참나무가 우거져있다. 인공으로 심지 않았는데 붙임성이 좋아 그런지 참나무는 음달양달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듬성듬성 자라나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숲을 이룬다.
코스모스 (외 4수)□ 리종화
리종화 2024-10-25 09:06:23
나비가 날아드는 사연이 얼마나 궁금했으면 마실 가던 흰 구름마저 멈칫멈칫 내려다볼가
빈 항아리□ 불나방
불나방 2024-10-11 08:52:54
나는 종종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아프거나 어떤 일이 생각 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엔 화장실에 가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버릇이 있다.
락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허명훈
허명훈 2024-10-11 08:52:54
산과 들, 길가의 가로수들이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어 아름답고 황홀하기가 그지없다. 하나의 잎이 저렇게 붉게 되기까지 얼마나 고단했을가 생각하니 마음이 저리다. 단풍을 가까이 보고 싶어 가로수 곁으로 다가갔다. 단풍나무의 불타는 듯한 선명한 붉은색에 취해있는데 이따금씩 차거운 바람이 불어 단풍잎들이 발 아래 즐비하게 떨어져 밟힌다.
고향집 어머니(외 6수)□ 리영해
리영해 2024-10-11 08:52:54
빈 둥지 홀로 남아 세월을 낚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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