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외 6수) □ 최어금

2025-10-10 09:37:53

들국화 향기가

지나가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보라색 등불처럼

꽃이 나직이 속삭인다


문득, 그대와 앉았던

배나무 그늘의 차집이 스친다


귀뚜라미 소리

달빛에 실려오는 밤


내 시간마저

단풍잎 사이에 걸려

흔들리네



나팔꽃


곧추세운 줄기 곡예하듯

기여오른다


새벽이슬에 추긴 목 뽑아들고

둥근해처럼 활짝 핀 꽃잎

아침을 알린다


줄기줄기 매달려

한낮의 열기를

뿜어낸다


담벽을 물들이는 꽃들

서산에 노을 지듯

하루를 쉼하면


성근 별들 뒤로

어둠이 고인다



풀꽃


길가 덤불 속

홀로 외로움을 피우는

한포기 풀꽃


길손과 눈 맞추려

고개를 흔들면

내 마음도

그만 꽃잎처럼

흩날린다



선인장꽃


창가에 내려앉은 해살

방금 피여난

꽃망울에게 다가가

무어라 속삭이며 말을 건다

창밖은 파랗게 멍든 겨울하늘

까치발로 발을 들어올리며

꽃망울은 화들짝 깨여난다


세상이 궁금해

다투어 피려고

밤마다 그렇게

안깐힘 썼나 보다



꽃비


갑자기 들려오는 비소리

창문을 북치듯 두드린다

나를 향하여

젖어오는 비소리

창문을 두드릴 때마다

내 가슴이 들뛴다

비소리에 피여나는 그리움이

나를 창너머로 날려보낸다



뭇별


뭇별들은

밤하늘에 내건 등불

반짝반짝 내 마음속에

나비처럼 날아듭니다


뭇별들은 고스란히

내 마음속

풀섶에 내려앉아

밤이슬 따먹고


날이 밝으면

나비가 되여 훨훨

길을 열어줍니다



수석


파란잎 덮고 파란 수석 되였나

노란잎 덮고 노란 수석 되였나

빨간잎 덮고 빨간 수석 되였나


천태만상 변화무쌍

금은보화 기암화석


달과 별 고이 접어

둥글둥글 수석 되였나

친구로는 네가 최고

억만년 살아도 변함 없는 너

내 마음 휴식처


인고의 순간순간

정신 기탁 안겨주는

그 웅심 깊은 가슴


수석, 수석,

내 마음에 자리한 너

오늘도 빛나는 삶이여!

来源:延边日报
初审:林洪吉
复审:郑恩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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