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리별 소리
하늘가에 애처롭고
바람에 지친 갈대
머리 희였구나
산에 들에
흰서리 내리고
다락논의 벼파도
바람에 넘실넘실
길가에 개꼬리 풀
머리 숙여 날 반기고
풀 먹던 송아지
큰 눈을 슴뻑이네
버리고 떠난
고향도 아닌데
찾아오는 길
왜 송구스러울가
바람에 구멍난 세월에도
국화꽃 반겨 반가운데
그윽한 향기마저 날 위로하네
내 발걸음 가벼운 줄
그대 아는가
어머님 어서 보고
싶은 심정이라오
가을 사랑
목마르게 기다렸다
선들바람 너를
창문에도
부채살 펼쳤구나
새벽 풀잎 끝에
이슬은 반짝
찬 기운 돌아도
마음은 뜨거워
숲속을 헤쳐오는
바람도 싱그러운데
향기마저 들에 넘쳐
가을 운치 더하네
야밤의 달빛 같은
고운 네 얼굴
한나절 뙤약볕에
가을 사랑 익어가네
후회
가지 말라 애원도
세월은 매정하오
오십견 어깨에
인생 통증 내려앉소
락엽은 말랐어도
봄에 귀생하는데
내 머리 흰 서리는
봄볕에도 안 녹소
흘러간 하루가
세월 쌓았거늘
허송세월에
후회만 남았소
한탄 마오
명약이 없다 하오
석양 황혼에
노을 향기 불어넣으세
아쉬움
백로에 무서리라
가을 바람 소슬한데
절기는 제 노릇 하는구나
단풍잎 날려가니
숲풀도 검불이 되고
갈대도 흰 머리 되였네
아쉬워 마오
모두들 떠난다고
집착한다고 멈추리오
가슴속 근심 털고
맑은 마음에
청풍명월을 담아보세
저것 보오
세월은 말없이 가잖소
아쉽다 할 때가 아니요
여한
락엽은
온 몸 타번지며
계절에 새옷 갈아주고
달빛은
창가에 맴돌며
빼앗긴 잠 애무하네
저녁 노을은
하루 일상을 불살라
하늘에 붉은 비단 펼치고
황혼은
석양 인생에 술 빚고
내 마음 종이배로 접어
여한 없이 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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