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는 소리 (외 4수)□ 김현순
김현순 2024-04-12 08:43:20
어둠 갈라터지는 틈 사이로 이슬이 몸부림치며 돋아나는 것을 아픔에 길 물어가는 바람 있거든 안개의 각막으로 보듬어주시라
수석 (외 5수)□ 지영호
지영호 2024-04-12 08:43:20
돌덩이에 그치지 않는구려
하이힐로 가꾸어가는 나의 삶□ 류서연
류서연 2024-04-12 08:43:20
류달리 굽이 뾰족하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대여섯개의 쇼핑백을 량손에 가득 든 채 뻐스에 오르자마자 뻐스가 사정없이 내달리는 바람에 나는 몹시 휘청거렸다. 아마도 격에 맞지 않게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은 내가 위태로워 보였던지 승객들의 시선은 일제히 나에게 쏠리고 있었다. 귀밑머리가 희슥희슥한 녀자가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쇼핑백을 들고 다니니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도 하였다.
룡은 꿈이다□ 정호원
정호원 2024-03-29 07:55:24
2024년은 갑진년 청룡해이다. 60갑자중 2012년 임진년이 흑룡해였다. 이제 병진년 적룡, 무진년 황룡, 경진년 백룡의 해가 천간륜회의 순차이다. 한자 룡(龍)의 고유어가 《훈몽자회》의 ‘미르 룡’인데 어근은 ‘밀’로서 ‘물’의 어원과 같다. 범이 산신이라면 수신은 당연히 룡이다.
폭 포 (외 8수)□ 리명자
리명자 2024-03-29 07:55:24
천리길 낭떠러지 뛰여내려 부서지고 비단필 휘날리며 은하를 펼치더니 아픔이 절경 이뤘나 환호성도 높더라
랭 면 (외 3수)□ 리기준
리기준 2024-03-29 07:55:24
대중 랭면집에 들어가면 울타리가 없어 좋다 후루룩 후루룩모두 한가지 소리를 내니 부끄럼도 어색함도 없다
잎새 푸른 백양나무□ 남옥란
남옥란 2024-03-22 07:14:08
지구에는 각종 나무가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무난하게 잘 자라고 가지가 많이 뻗으며 몸체가 우중충한, 도처에 흔하디흔한 백양나무는 내가 그토록 우러러 보고 경의를 품고 숭배하는 우상이며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신단수다.
개암나무꽃 (외 5수)□ 리기춘
리기춘 2024-03-22 07:14:08
당신은 개암나무꽃을 보았습니까
타향의 눈동자(외 4수)□ 김정권
김정권 2024-03-22 07:14:08
앞내가 시내물이 찰랑대고 뒤동산 살구꽃이 하롱대던
아버지 사랑(외 4수)□ 허련화
허련화 2024-03-15 05:45:36
아버지 사랑이 산처럼 크다니요? 내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랑은 한낱 자잘하고 시시한 것들 뿐이였습니다.
성에꽃(외 7수)□ 태승호
태승호 2024-03-15 05:45:36
차디찬 겨울창에 터 잡고 태여나서 단란히 모여앉아 웃음꽃 피운다만 어쩌랴 아침 해살에 떠나가야 하나니
1원의 축복□ 리영일
리영일 2024-03-15 05:45:36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끊어진 단어들이 추적추적 떨어진다.
첫 눈 (외 4수)□ 박계옥
박계옥 2024-03-08 07:04:09
두루미 깃털 같은 몸매 만들려고 함박 같은 꽃마음 키우려고 벼루에다 갈고 갈았다
화분을 키우면서□ 최진옥
최진옥 2024-03-08 07:04:09
십여년 전 새로 산 집에 이사를 오면서 원래 집에서 키우던 화분을 그대로 가져다가 객실 창턱에 놓았다. 화분이래야 알로에와 란초에 불과하다.
하 얀 (외 3수)□ 허경수
허경수 2024-03-08 07:04:09
물속에서 나와 웃으면서 물속에 들어간다 백번 죽으면서 백번 웃는 너 모습은 변해도 마음은 바다소처럼 충실하고 금처럼 변함 없어 하얀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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