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포 (외 8수)□ 리명자
천리길 낭떠러지
뛰여내려 부서지고
비단필 휘날리며
은하를 펼치더니
아픔이
절경 이뤘나
환호성도 높더라
꽃나무
봄 아씨 필묵 따라
춘색은 화려한데
벌 나비 춤사위에
홍조 띤 얼굴이라
애닲다
사랑도 한때
락화류수 아니냐
락수물
저 하늘 서러움이
눈물로 락수되고
한방울 두방울이
모여서 강물인데
추녀 끝
청사초롱이
옛사랑에 젖었소
종이배
내 손은 기억 따라
하얀색 종이 접고
동년의 그 시절은
노 저어 찾아오네
오호라
잊혀져가던
연분홍빛 꿈이여
노란 계절
황토 빛 들녘에서
가을이 익어가고
갈바람 반죽되여
향기는 그윽한데
잠자리
날개 끝에도
노란 가을 묻었네
계절의 길목
선선한 바람 불어
산과 들 식혀주니
푸름이 놀던 자리
새 옷 단장 분주한데
찬 이슬
맺힌 풀잎에
매미 울음 애닲다
락엽
봄여름 지닌 얘기
잎새에 새기더니
그 많은 비밀 안고
떨어져 락엽되네
아마도
수많은 사연
묻어두고 싶었나
성에꽃
스치는 바람붓에
유리창 도화지라
꽃피고 말 달리니
찬탄이 터지는데
자연이
부린 묘기가
해빛 따라 떠난다
국화차
떠난 님 기다리며
언덕길 지키다가
찬 가을 달빛 아래
향으로 피여났네
가만히
지켜낸 순정
우리 님께 바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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