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달 첫 단추라 야무진 매듭인가
대소한 가로막고 새봄을 품고 있나
우듬지 숨쉬는 소리 흙 속으로 숨겼네
새해
또 한번 열린 아침 내 가슴은 봄이여라
심전에 시를 가꿔 향기도 일어나게
한권에 못다 쓴다면 이어가면 어떨가
첫날
묵은해 지난 자리 새 아침이 열렸구나
생각도 가다듬어 출발선에 올랐으니
초심에 한몸을 묶어 품은 뜻을 지키리
시작
일이라 벌려놓고 흐지부지 버려지면
백번을 맘 먹어도 한 모양 한 본새라
이 삶에 흉내는 없다 끝만 보고 가려네
겨울밤
저 산에 함박눈이 가볍게 쌓이는 밤
추억이 깊은 언덕 별들이 잠들었나
세월이 저울질하여 하늘마저 무겁나
콩나물
얽히고 설키면서 시루 속에 발을 묻고
어두운 장막 아래 하얗게 늙어가도
그 직성 휠 줄을 몰라 한곬으로 솟누나
겉옷
옷 몸을 감싸 잠시잠간 빛을 내도
탐욕에 깊은 속은 가리울 수 없다 하니
인성에 승부를 걸라 해와 달을 이고서
속옷
보이지 아니하나 직성 하나 만만찮아
빛갈도 착용감도 신경 써서 골라 갖네
홀로이 즐길지라도 욕심만은 못 버려
봄바람
대밭을 지나오는 꿈을 연 파란 소리
먼길을 한참 돌아 웃음 싣고 오는 님아
창문의 문풍지 소리 시린 속살 어르네
봄비
먼길을 돌고 돌아 옷섶 풀고 님이 오면
생명의 피줄 따라 깊은 속살 파고들어
깊은 꿈 깨여진 땅에 맹꽁이떼 붐비네
설매
가지에 피여나는 설화에 입 맞추니
연분홍 얼굴 피여 마음도 활짝 열려
오래된 자물쇠 여니 잎새마다 눈뜨네
싹
잔설을 밟고 나와 산천이 들썩이면
봄 여는 요령소리 잠든 초목 깨우누나
언덕에 내 터전 닦아 푸른 하늘 떠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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