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외 4수)□ 권순복

2024-04-26 08:06:13

천만갈래

넋 고여 짠 비단필이

끓는 피 반죽하여 해를 토하고

흘러가는 세월 주름잡아

상현달 삼킨다

그리움 드리워 밤을 감추고

동트는 새벽이 그 속에 잠들어있다



저녁노을


해님의 잔등에 심장 얹어

고독 달군다

끓는 피 오리오리 찢어

가지에 걸어둔다


붉은 빛줄기 손벽 치며

달마중 가고

별과 웃음꽃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신음으로 어둠 마중 나간다



질투


장미꽃이 가시 들어 허공 찌른다

별들이 아픔 부셔 고독 빚는다


파도가 송곳이 드러내고

바위 갉아먹으면

심장 찌르는 밤장막의 섬뜩한 눈…


오리오리 찟긴 속살이

아픔 꿰여맬 때마다


검은 피방울이 줄 끊어진

념주알 되여

또로록 어둠 굴리여간다



타향


갈증이

혀바닥 날름거린다

심장의 피가 끓어번진다


눈물로 반죽된

비린 바다가, 왈칵

동공 없는 눈물 토해버리면


파도는 오늘도

섬 삼키고 바위가 된다


퇴근길


신호등 안색 붉히는 사연이

걸음마 꼬집는 행적에

안타까움 접어 날려보낸다


차량들 느림보에도

리유는 있다는 것일가

장거리에 풍기는 육류향

코를 찌를 때


길가의 나무들 춤추는 모습이

불타는 놀빛 언어로

나래를 편다


귀가길 촉박함이

립스틱 부드러운 촉감으로

가로등 눈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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