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외 5수)□ 지영호

2024-04-12 08:43:20

돌덩이에

그치지 않는구려


조물주의 손끝에서 빚어진

예술의 극치여라


시공을 날아넘는

세월의 축소판이여라


우주의 천태만상을 담아낸

대자연의 대표작이여라



수석 2


천년의 풍상고초에

몸을 갈고


만년의 산전수전에

마음을 닦았소


끝없는 인내로

꿈을 다듬으며


흐르는 세월을

예술로 빚었소



수석 3


세월이 뜯다가 버린

륙지의 뼈다귀 한토막


시간에 할퀴고

공간에 그슬려


거짓을 벗어버린

침묵의 예술가로 재생했구려


좌대와 수반을 활무대로

서고 앉고 누우며


세상의 천태만상을

라신으로 연출하오


수석 4


알몸으로 연기하는

행위의 예술가여


작품으로 말하는

침묵의 대가여


속세에 발목 묶이였어도

속세에 마음 젖지 않았어라


흐르는 강물에 령혼 헹구고

하늘 이고 낮과 밤 번갈아 지면서


우주와 손잡고

자연과 포옹하오



수석 5


강변에 가 탐석을 한 적이 있었다

얼핏 보고 교묘한 형태의 돌 한덩이 주었다

주어보니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린 추한 곰보딱지 돌이였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한 자꾸만 무엇인가를 련상하게 하는 오묘한 돌이였다

그래서 너는 돌이면서도 돌에 그치지 않았다

돌을 초월하고 돌보다 더 무거운 존재였다



수석 6


천만마디의 말씀을

침묵으로 꽁꽁 싸서

시간의 일각에 멈추어놓고


귀는

버리시라 한다


머리로

눈으로

가슴으로

마음으로

감각으로

  들으시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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