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에
그치지 않는구려
조물주의 손끝에서 빚어진
예술의 극치여라
시공을 날아넘는
세월의 축소판이여라
우주의 천태만상을 담아낸
대자연의 대표작이여라
수석 2
천년의 풍상고초에
몸을 갈고
만년의 산전수전에
마음을 닦았소
끝없는 인내로
꿈을 다듬으며
흐르는 세월을
예술로 빚었소
수석 3
세월이 뜯다가 버린
륙지의 뼈다귀 한토막
시간에 할퀴고
공간에 그슬려
거짓을 벗어버린
침묵의 예술가로 재생했구려
좌대와 수반을 활무대로
서고 앉고 누우며
세상의 천태만상을
라신으로 연출하오
수석 4
알몸으로 연기하는
행위의 예술가여
작품으로 말하는
침묵의 대가여
속세에 발목 묶이였어도
속세에 마음 젖지 않았어라
흐르는 강물에 령혼 헹구고
하늘 이고 낮과 밤 번갈아 지면서
우주와 손잡고
자연과 포옹하오
수석 5
강변에 가 탐석을 한 적이 있었다
얼핏 보고 교묘한 형태의 돌 한덩이 주었다
주어보니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린 추한 곰보딱지 돌이였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한 자꾸만 무엇인가를 련상하게 하는 오묘한 돌이였다
그래서 너는 돌이면서도 돌에 그치지 않았다
돌을 초월하고 돌보다 더 무거운 존재였다
수석 6
천만마디의 말씀을
침묵으로 꽁꽁 싸서
시간의 일각에 멈추어놓고
귀는
버리시라 한다
머리로
눈으로
가슴으로
마음으로
감각으로
들으시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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