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는 소리 (외 4수)□ 김현순

2024-04-12 08:43:20

어둠 갈라터지는 틈 사이로 이슬이

몸부림치며 돋아나는 것을

아픔에 길 물어가는 바람 있거든

안개의 각막으로 보듬어주시라


향기 심어둔 손가락으로

시공하늘 가려 덮으며

점생의 잎잎 감춰둘 일이다

무엇이 빌라를 숨쉬게 하는가


주춤 물러서는 기억의 새길에

사막 눕혔다 앉히는 조률

나이테 퍼져가는 파문마다

에메랄드 각성에 초점 맞추는데


가로등 파닥이는 애꾸눈 언어가

새벽 선률에 향기 길어 올리고 있다



날숨 부서져내리는 수틀에서


성씨에 획 긋는 작업은

시공턴넬에 입 맞추는 련속이다

오아시스에서 구름 건져내는

하늘의 이마 푸른 것도

삐걱이는 시간 낯설어지기 때문이다


점 밖에는 또 점…

랑자의 볼에 별빛 나풀대듯이

미리내 출렁이는 메아리에

보물의 과녁은 힘살의 찰나를 비춘다


형이상 공간에 날개 잃은 시간

탁마의 섬돌 각색해두며

판도라 살진 가슴에 촉수 박는 것은


망각 너머에 서성이는

죄와 악의 쑥스런 모습들이

미라의 먼지 낀 과거를 보듬기 때문이다


메기의 추억


매각된 향기에 구멍 난 적설의 함금량

다육의 미소 감춰둔 자정의 롱단에

스마트 아침 빚어 올린다

무엇이 눈물을 아픔이게 했던가


리별이 사랑의 시작임을 각색했듯이

암야 다독이는 손끝의 향연

눈 감긴 대불의 입술에 꽃 피여있었다


해저 더듬는 강오리…

그 연골의 록록한 아삭함

숲 가려 덮는 전설로 으깨져내리며

지평의 이슬에서 단속 꺼내 들겠지


녹쓴 동년 그 발자국에 꿈이 솟을 때

스핑크스 야릇함 놀빛에 휘감겨있다



립춘


시린 문턱 너머로 작은 발 들여놓는

존재의 발상엔 향기 감쳐있다고

생각해보았는가 느껴보았는가

해살 잘라 추녀 끝에 걸어두고

퇴색함 보듬는 순간이

홀로의 무지개 그려가는 선언임을

하늘은 푸르게 미소 짓고 있더라


훈향으로 다가와

성에꽃 주어담는 시간 앞에서

바위는 벗겨내린 계절의 어깨로

세월 받쳐 올리시였지

하지만 망각 앓는 손아귀에

놀빛 비껴 지난 순간은

덩더쿵 춤추는 바람 되여 놀다 갔었지


아픔과 그리움도 그 속에 있었네

사막의 그림자에 풀꽃 심는

젊음이여 빛이여

그대 오시는 발자취에

사랑은 초석 눈뜨고 있음을 알았네


믹스의 무게


고독의 섬돌에 어둠 누비는 나그네

옆채기마다 안개는 구겨져있다

거기에서 빛살의 묵상 거머쥐고

고목에 귀 대며

씨나락 까먹는 메아리

낯선 계단에 깃 펴두고 있다

발등에 무릎 꿇고 키스하는

탁마의 현실 앞에서

무수리의 새벽도

눈물의 갈무리에 얼룩져있다

굳이 소망마다 해오라기 부리

꽂아둘 필요는 없지

연골 부화되는 욕망의 실체,

빈자의 아침은

눈꽃 되여

먼지 낀 이방인의 하늘

비상하고 있다

체념의 카리스마

리별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겠지

악수의 고리에 잘랑거리는

  열매의 미소로 열릴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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