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호 표지로 여름철 극한 더위에 녹초가 된 인도인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는 ‘인간의 육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를 주제로 한 보도를 다뤘다.
미국 과학 저널리스트인 존 코헨은 기후변화가 철새의 건강에 미치는 변화에 대해 다뤘다. 연구에 따르면 철새는 보통 해빛의 변화나 몸에 내재화된 신호 등 기후와 상관없는 요인에 의해 이동시기가 찾아왔음을 감지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따뜻한 봄이 예상보다 일찍 찾아오고 이로 인해 철새 번식지의 생태계에 변화가 생길 경우, 기존 이동시기에 맞춰 번식지에 도착한 철새들은 면역이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그대로 로출되는 등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
새 바이러스는 인간사회에도 위협적이다. 전세계적인 고온현상이 지속될 경우 몇몇 조류종은 이동에 드는 에너지와 위험성때문에 이동을 멈추게 되는데 ‘종’같은 커다란 집단이 한꺼번에 한 지역에서 고병원성 변종 바이러스에 로출될 경우 집단에서 집단 단위로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종에게도 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헨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구동토층의 융해로 인해 지금까지 봉인돼 있었던 바이러스가 다시 지상으로 방출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기온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2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영구동토층 아래 여전히 생존해 있는 바이러스들이 분명히 숨어있다.
인도의 저널리스트인 비슈나비는 장마철로 접어들기도 전에 기온이 이미 37도, 습도는 95%에 이른 올 여름 한 인도 도시의 사례를 언급한다. 그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특히 급성장중인 대도시를 중심으로 극심한 폭염의 위험에 처해있다. 문제는 앞으로 2년 안에 현재 인도 인구 17억명 중 절반 이상이 이들 대도시로 몰려들 것이라는 점이다.
폭염은 인류의 재생산 능력에도 위협을 가한다. ‘사이언스’ 과학 기자인 왓맨에 의하면 수십개의 연구들이 이미 임산부가 고온에 로출될 경우 조산, 저체중아 출산, 사산, 선천적 기형을 가진 태아 출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2020년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온도가 1도 높아질 때마다 조산 위험이 5% 증가하고 폭염기간엔 16% 증가한다. 조산은 5세 미만 유아의 주요 사망원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기후변화가 임산부에 미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왓맨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산부가 열 스트레스에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임신 주수에 따라 태아 건강의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며 어느 정도의 열 로출이 한계점인지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시대의 말라리아, 뇌염, 뎅기열 등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와 진드기 등이 온난한 환경에서 더 빨리 번식하고 퍼져 훨씬 더 많은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향후 닥칠 위협을 정의하는 건 쉽지 않으며 현재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허리케인이나 가뭄 같은 자연재난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예상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는 동물과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온도, 습도, 강우 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각각의 요인들이 또 다시 각 질병에 대해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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