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신성한… □ 리련화

2023-08-25 09:07:00

사랑을 해본 적 있는가?

쉽게 만나고 쉽게 헤여지는 요즘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이에 대해 대답하려면 우선 사랑에 대한 정의를 알아야 할 것이지만 지금까지 사랑에 대한 정의는 정말 각양각색이고 세분화되여서 과부족 없이 보편타당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치고 있다. 혹자는 없다고 할 것이고 혹자는 여러번 해봤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수많은 해석중에서도 비교적 수긍이 가는 해석이 있다. 바로 아르헨띠나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했던 말 “종래로 신앙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의 충성”이다. 이 해석 대로라면 이 세상에 진정한 사랑을 해본 사람은 엄밀하게 말해서 얼마나 될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비밀을 친구와 공유하면 “좋아하니? 사랑하니?” 하고 되묻던 사춘기 시절, 유치하게 느껴졌던 그 질문이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어른들의 세계에 들이대야 할 자대인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두 사람을 놓고 저울질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호감, 호기심, 소유욕이거나 또는 기타 어떤 리해관계의 저울추쯤 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압도적인 우세로 찾아온다. 압도적인 존재로 나타난 사랑 앞에 기타 다른 사람이나 조건은 한순간에 사라져보이지 않게 된다.

사랑은 생명과 련결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국한성을 뛰여넘는 위대한 정신적 힘이다. 생명을 대가로 할 수 있을 만큼의 깊이가 진정한 사랑이라할진대 생사의 갈림길 같은 고험의 순간이 오지 않는 이상 사랑의 진위를 가리기는 힘들다. 요즘처럼 한순간의 도파민을 위해 패스트푸드 같은 사랑을 나누는 시대에 무슨 진부한 참사랑이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랑이라는 낱말이 가진 고유의 신성함 그리고 본디 가슴 뜨거워야 할 그 단어에 무덤덤해진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여지는 요즘 사람들이 입이 다슬도록 말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그저 ‘관계’일 뿐이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 부를 때는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남녀 사이를 그렇게 쉽게 처리하는 사람들이 과연 인간관계에서는 얼마나 진심일가?

조건을 저울질해서 결혼하고, 결혼하기 위해 결혼하는 사람들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사귀지 않는 사람이 더 돋보인다. 비록 그런 사람이 요즘은 진정한 사랑 만큼이나 보기 드문 희귀종이긴 하지만 그런 사람은 다른 일에서도 대가 바르고 신용이 있으며 참된 사람, 정인군자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귀여보지 않고는 상대를 잘 료해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상대에 대한 례의를 갖추고 사랑을 신중하게 대했으면 좋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 믿지 말자. 참사랑은 꼭 있다. 그걸 기다리지 못해서 가벼운 만남에 빠져든다면 참사랑은 비껴갈 수도 있다.

‘사랑’을 람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무 입이 다슬도록 말해서 사랑이란 단어가 가진 고유의 뜻빛갈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아껴썼으면 좋겠다. 나중에 진정한 사랑을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나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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