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지금… □ 리련화

2023-09-01 09:16:48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집이 있는 고향에 와서 피서를 즐기던 친구들이 개학이 다가오면서 미처 다하지 못한 즐거움을 남겨둔 채 하나둘씩 돌아갔다.

코로나 이후 시름 놓고 떠난 고향행, 몇년 만에 돌아와 보니 눈에 보이는 것마다 새롭고 놀라워서 특히 감회가 깊었다고 했다.

연길 서역에 내렸을 때부터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보았다고 했다. 택시를 타려고 택시승차구역에 가보니 물밀듯 쏟아지는 관광객들 때문에 이미 발 디딜 틈도 없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연길뉴스에서 보았던 BRT가 있어서 편하게 타고 바로 집문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외지에서 광주, 천진 등지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온 친구들에게 다리를 놓아주었더니 알아서 뭉쳐서 잘 놀러다니는 것이였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애엄마들이라 공동화제가 많아서 초면이지만 잘 어울렸다. 공룡왕국, 워터파크, 박물관, 장백산 등은 기본이고 어린이 야외놀이터, 체험장도 많이 생겨서 매일 장소를 바꿔서 놀러다녀도 채 놀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연길에서 살고 있는 나도 잘 모르는 맛집이며 놀이터들을 어떻게 그렇게 잘 찾아다니는지. 오히려 그 친구들이 올린 모멘트를 보고 “아, 연길에 이런 곳도 생겼구나.”하고 뒤늦게 알게 된 것도 많다.

물론 택시가 잘 잡히지 않고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길다는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동안 누린 즐거움에 비하면 ‘까짓꺼’이다. 게다가 올여름에 연변은 삼복에도 너무 무덥지 않아서 정말 ‘피서’를 제대로 즐겼다고 한다.

한달 푼하게 조부모와 부대끼며 살다 보니 아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도 많이 적응되였고 간단한 우리 말을 알아듣고 번질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그동안 먹지 못했던 고향음식들을 원 없이 먹다 보니 나도 아들도 평균 3킬로는 쪘어.”

살이 너무 쪄서 고민이라면서도 집에 돌아가자마자 연변의 음식들이 너무 먹고 싶다며 하소연한다. 꽤 오래 머물렀는데 실컷 먹지 못했냐고 물으니 그렇게 다양한 연변음식을 어떻게 한달내에 실컷 먹느냐며 현미찰떡도 먹고 싶고 언감자밴새도 먹고 싶고 내기를 넣은 제대로 된 가지밥도, 연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왜지도, 강황을 넣어 만든 노란 닭곰이 상기도 눈앞에 삼삼하게 떠오른다고 한다.

“내 고향은 일초일목이 사랑스러워.”

외지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고향정에 굶주렸나보다. 그곳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기회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은 그 마음, 어쩌면 모든 생각의 뿌리들은 고향에서 오고 생각의 줄기들은 다 고향으로 뻗나보다. 더우기 몇년 사이 이렇게 몰라보게 발전한 고향, 이렇게 살기 좋은 고향이라니 몸이 떠나도 마음은 항상 여기에 남아있을 수밖에.

요즘은 외지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하는 청년들도 많이 보이고 졸업하고 바로 연길에서 길을 닦는 청년들도 많이 보인다. 고향발전의 량성순환에 가속도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은 언제 안겨도 싫증 나지 않는 안식처이다. 태줄을 묻은 곳, 젖줄기를 물려준 곳이며 죽어서는 묻히고 싶은 곳이다. 고향이 구태의연했다면 친구들의 감동이 이렇게 깊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향-변강의 작은 도시가 어느샌가 왕훙관광도시로 일약 부상하여 전국 각지에 널리 알려지니 그 변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 땅의 근면한 사람들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타고 력사의 장하 속에 71개의 비범한 발자국을 찍으며 아름다운 가원을 건설해냈다.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가 번영하며 사회가 조화롭고 민족이 단결된 안정된 변강도시, 그 속의 일원으로 자치주 창립 71돐을 맞으며 고향의 노래에 목소리를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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