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 울음 터치 듯, 시는 그런 것…”

2023-11-02 15:51:16

작가초대석 시인 박장길


시는 단순한 생활의 반영이 아닌, 생활을 파고도는 것이여야...





시인 박장길이 지난 10월 21일, 《송화강》잡지사에서 주최하는 상상문학상에서 시 <비 곁에 서서>로 2022년도 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1일, 박장길 시인은 인터뷰에서 “인고의 시간을 견뎠더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고 말문을 뗐다.

심사평에서는 그의 시를 두고 “가장 감각적인 언어세계를 펼쳐보였다. 시간과 공간 우에 시각과 청각의 립상을 단번에 조소해냈다. 시인은 비의 이미지를 수준 높은 단계로 도약시킨다. 독자를 성장시킨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9월 초에는 그의 아홉번째 작품집인 《자작나무, 하얀 편지》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기도 했다. 시집은 ‘가로수길’, ‘아늑한 나만의 곳’, ‘추억은 늙지 않는다’, ‘눈이 녹으면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키스의 나비’ 등 5부로 나누어 그의 근작시 약 120여수를 묶었다. 이 근작시들은 그가 2018년 9월부터 1년 남짓이 주당위 선전부와 연변작가협회의 파견으로 룡정시 덕신향 석문촌에서 생활체험 및 현지창작을 하면서 써낸 작품들이 대다수이다. 그는 “저녁이면 손전등을 켜고 원고지를 채우며 불면의 긴긴 밤을 밝히고 낮이면 마을 남쪽 솔밭언덕에 올라 청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자연을 읽었다”면서 거기에서 시상을 무르익히고 그것을 시로 옮겼다고 했다.

박장길은 창조를 위해서는 기존의 수법을 철저히 익힌 후 과감히 깨뜨릴 줄 알아야 예술의 경지에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정신의 자유를 가지고 시를 대상으로부터 해방시키고저 나름대로 고심하며 몸부림쳐왔다고 고백했다.

올해 이렇게 련속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 박장길 시인에게는 사실 한단락의 짧은 슬럼프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섬서성 연안에 현지창작기회가 주어졌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보류되였고, 가벼운 산책을 하던 도중 부주의로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 뒤에는 소수민족문학상인 준마상 후보에 올랐다가 고배를 마시는 일까지 겹쳤다며 박장길 시인은 “3련타를 받았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되는 일이 없다고 넋 놓고 있은 것이 아니라, 기왕 벌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며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다리 부상때문에 두문불출하는 동안 박장길 시인은 시 창작과 정리작업을 다그쳤다. 그 부분적 작품들은 《자작나무, 하얀 편지》로 묶어졌고, 기타 작품들로 또 다른 시집을 준비중이다.

“시 창작에 몰두했던 덕분에 그 긴 턴넬을 지루하지 않게 건널 수 있었어요.”

1960년에 화룡시 남평진 길지촌에서 태여난 박장길 시인, 그 동네에는 소위 ‘허씨 3형제’(허충남, 허봉남, 허두남), 김응룡 등이 살았던 문화풍토가 짙은 마을이였다.

어려서 배구선수로 활약하는가 싶더니 신체적 조건의 제한을 느끼고 1979년 참군, 그 시절에 흑룡강성조선말방송국에 투고한 시가 발표되면서 ‘유명세’를 타 수많은 련애편지를 대필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시인의 정서를 키우는데 밑거름이 되여주었다고 한다.

제대 후에는 덕화문화소에 배치받아 시 창작을 견지했다. 그러다가 연길시조선족예술단 창작실에 전근한 후 생소한 쟝르인 가사창작을 접하게 된다.

“하고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완성했을 때 보람감이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때 창작했던 <초소를 찾아온 까치>, <어머니의 팔베개>, <동년의 뜨락>과 같은 참신한 느낌의 가사들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리웠고,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 문예프로그램에서는 박장길 가사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2009년 로신문학원 제11기 중청년작가고급연수반에 참가한 후 박장길은 “창작의 더 높은 차원에 올라야겠다는 자각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 후에 펴낸 것이 《짧은 시, 긴 탄식》, 《너라는 역에 도착하다》, 《풀》과 같은 시집이다.

“머리속에 풍경이 없다면 그 시인은 가난한 시인입니다. 그 풍경을 얻기 위해서 저는 장편소설을 꾸준히 탐독합니다.”

그는 시인이란 타고나는 것이지만 부단한 학습 또한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모든 리론은 철저히 배워야지만, 시를 쓸 때는 잊어라, 시는 자유로운 행위여야 하며 모든 리론이 사라지는 곳에 비로소 시가 탄생한다고 말한다.

“시는 단순한 생활의 반영이 아닌, 생활을 파고드는 것이여야 합니다.”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만큼 주제넘은 일은 없으며, 그래서 교육을 통한 시는 없다고 강조했다.

“갓난아이가 자연스럽게 울음을 터치 듯, 시는 그런 것이여야 합니다.”

박장길은 현재 중국작가협회 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회원이며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문예상 및 해란강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두만강문학상 등 수상경력이 있다.

  글·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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