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비타민과 같은 존재예요”

2023-12-29 08:42:34

유명한 가수들처럼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나만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무대 우의 눈부신 조명 속으로 한 소녀가 사뿐사뿐 걸어들어가고 있다. 낯선 땅, 낯선 무대지만 선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소녀의 모습은 제법 당차다.

연길시제10중학교 리은비 학생


지난 11월 일본에서 펼쳐진 아스타라이브컵 세계조선족노래자랑대회 현장이다. 연길시제10중학교 8학년에서 공부하고 있는 리은비 학생은 이번 노래자랑 결승전의 최년소 참가자였다. 이날을 위해 몇달간 학업과 련습을 병행해왔던 소녀는 드디여 결승의 무대에 올라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다소 빨리 시작된 반주음악에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리은비는 상태를 되찾고 열창을 시작했다.

“무대 중앙에 당도하기 전에 시작된 노래, 아차 싶었지만 늘 믿음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던 딸아이였기에 믿고 지켜보았어요.”

동행한 리은비의 부모와 일본에 있는 친지와 친구들을 비롯한 장내 모든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비는 완전히 음악에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어린 소녀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는 무대를 꽉 채웠고 소녀는 자신만의 노래로 무대를 물들였다. 은비의 노래 표현력과 감정 전달력 그리고 곡에 대한 리해는 심사위원들의 긍정을 받았고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무대를 완성하며 리은비는 이날 꿈에 그리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발표를 할 때 우수상 쯤은 탈 수 있지 않을가 하고 귀를 기울였는데 호명되지 않아서 실망했어요. 그런데 최우수상에 호명되니 정말 꿈만 같았어요.”

리은비는 어려서 한족유치원을 다녔다. 은비의 조선어발음이 걱정되였던 어머니 리애란씨는 그 대안으로 조선말 노래를 배워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은비는 노래와 연을 맺게 되였다.

흔히 중학생이 되면 예술전업을 선택하지 않는 아이들은 학업에 쫓겨 예술이나 스포츠 훈련을 접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비는 지금까지 노래와 피아노 공부를 꾸준히 견지해왔다.

“주말에 노래를 실컷 부르고 나면 한주일의 스트레스가 다 날려가는 기분이예요.”

은비는 소학교 4학년 즈음 지금의 성악지도교수인 연변대학 예술학원의 최성룡 교수를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최성룡 교수는 은비를 두고 나이는 어리지만 성악을 공부하기에 적합한, 비교적 훌륭한 소리조건을 구비한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리은비 학생은 음량이 풍부하고 소리 색채가 맑으며 튼튼한 목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리은비의 기중시험과 일정이 거의 겹쳐서 많이 고민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학업과 노래련습을 병행하면서 드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압박감 때문에 몇번이고 포기하려고 생각하다가도 시도도 안해보고 그냥 맥없이 물러나기는 싫었어요. 나를 꺾지 못하는 것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도전했죠.”

최성룡 교수는 “지금 이대로 나아가주기만 한다면 은비는 훌륭한 성악가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봅니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꾸준히 예술적, 문화적 함양을 높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리은비의 어머니 리애란씨는 우연히 만나서 스승으로 모시게 된 최성룡 교수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지금까지의 노래지도선생들도 우수했지만 훌륭한 교수를 만나서 은비가 얼마나 노래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는지,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리은비의 다방면의 발전은 어머니의 정성과 갈라놓을 수 없다. 성악, 피아노, 스피치 등 학원을 다니며 예술의 꿈을 키운 은비는 학교 나아가 사회의 각종 문예야회, 웅변시합, 예술절 등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리애란씨는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3, 4학년 때부터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했다. 한발 물러나서 아이의 성장을 뒤에서 묵묵히 도왔다.”고 경험을 털어놓았다.

아이의 성장 단계, 감정 상태 그리고 적절한 교육방법을 리해하면서 지속적으로 부모공부를 한 덕에 남들은 다 겪는다는 사춘기 충돌도 크게 없다고 한다.

한결 바빠진 중학교 학습환경 속에서 노래와 피아노에 시간을 뺏기지는 않을가 걱정되는 어머니와 달리 은비는 음악이야말로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라고 한다.

“중도이페는 없어요. 꾸준히 견지해서 유명한 가수들처럼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나만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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