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조홍매

2023-02-24 09:23:34

결혼한 지 십년이 되는 친구가 빅뉴스를 전해왔다. 초중시절 잠간 세집생활을 했던 짧은 경력이 있었는데 글쎄 그때 집주인이 바로 시댁이란다. 당시 집주인은 초중에 다니는 또래의 남자아이 둘을 돌보고 있었고 단층집이라 한울안이였지만 그 아이들과는 한번도 직접 마주친 적이 없었다. 다만 주인집 아주머니가 얼굴이 참으로 예뻤다는 기억밖에는.

시부모님을 처음 뵙던 날, 시어머니를 마주보면서 어딘가 낯익다는 생각이 스쳐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우연히 남편과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살던 동네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막힌 인연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그야말로 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짜놓은 듯한 친구네 부부연에 나 역시도 입이 쩍 벌어졌다.

어디 친구네 부부인연만 이러한가!

세상에는 풍성한 내용으로 맺어진 인연이 수두룩하다. 특히 요즘은 열린 사회라 소통의 방식이 날따라 다양화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좋은 기운과 더불어 새롭게 발전하고 부단히 성장시킬 수 있으며 숨겨진 잠재력을 발굴하게 되기도 한다.

나에게는 글쓰기 취미가 있다. 어려서부터 견지해오던 일기쓰기가 밑거름이 되였지만 사실은 주변사람들 덕분으로 지금껏 쭈욱 견지를 하고 있다.

초고중 시절 작문에 일가견이 있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고 대학교에서는 어릴 때부터 글재주가 남달랐던 친구를 만났다. 워낙에 필력이 상당한 친구이다 보니 배울 점이 많았는데 인터넷이 한창 우리 생활에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이라 친구의 추천으로 모 사이트를 알게 되였다. 나는 인차 그 사이트의 자작글란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뻔질나게 사이트에 드나들던 어느 날 불현듯 나도 내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용기가 필요한 일이였다.

그때 댓글로 소통하던 얼굴도 모르는 ‘거북이’님의 지지와 응원에 어렵사리 첫발작을 내디뎠다. 결국 한발자욱 더 내디뎌 지면발표에도 성공했다.

지금껏 쭈욱 글쓰기를 견지해온 덕분에 그 당시 글로 소통했던 분들과도 다시 련락이 닿았고 위챗그룹으로 뭉치게 되였다. 글쓰기라는 공통된 취미로 아낌없이 조언과 함께 서로 글쓰기를 격려하고 있다.

사실 새로운 분야로 한걸음 내디딘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치렬한 싸움이다. 살면서 자기라는 ‘산’을 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임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가? 내가 될 수 있을가?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그렇게 시작하는 법을 배웠고 가슴속에 오래도록 꽁꽁 감싸두었던 꿈의 씨앗에 싹을 틔웠다.

책 만큼 좋은 벗이 없다고 했거늘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글자나 그림으로 기록하여 꿰여맨 것이라고 한다. 독서란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하여 책을 읽는 행위를 말하는데 책을 읽으면 그들의 삶의 방식과 생활에 대한 추구와 그들의 남다른 시선과 그들의 투철한 통찰력에 스스로를 돌이키고 깊이 반성하고 내면을 튼튼히 하게 된다.

장석주 시인의 말을 인용한다면 “사과를 두개 가진 사람이 행복할가요, 사과를 한개 가진 사람이 행복할가요? 물론 한개가 되였든 두개가 되였든 그걸 깨물어 먹으며 사과를 먹는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겠죠.”

책을 읽고 배우는 즐거움, 배우고 실천하는 즐거움이야말로 살면서 가장 큰 수확이 아닐가?

글을 쓰려면 생활의 진면모에 대한 예리한 분석력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고 보아진다. 특히 생활 속 작은 세절에서 얻는 감동이나 여운을 글로 풀이한다는 것은 자못 중요하다. 어렵고 난해한 글보다는 쉽고 편한 글로써 독자들과 대면할 때 그것은 진정한 나눔이 되는 것이다.

“천권에 도전하시렵니까?”

진정한 자기혁명을 위한 독서법으로 유명한 김병완 작가의 《48분 기적의 독서법》이란 책 돌려보기를 하고 나서 그녀로부터 받은 의외의 문자였다.

2017년 6월 16일, 위챗그룹으로 내 인생에 보석 같은 7명의 그녀와 뭉쳤다. 독서에 대한 불타는 의지로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환경도 사는 지역도 다 다르지만 삶을 지향하는 개성만점 그녀들과 함께 한다는 건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결혼, 임신, 육아, 출산과 더불어 늘어만 가는 역할배역에 잠시 잊고 살았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은 더없이 소중했다.

현실적인 육아고민에서부터 아이의 교육문제에까지, 내면에 대한 자기성찰은 물론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미세한 감정들까지도 독서목표, 좋은 글귀, 독후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서로의 모습에 대한 진심 어린 인정과 위로는 존재자체에 대한 무한한 긍정으로 다가왔다.

사실 80후의 우리는 모두 직장인이며 워킹맘이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오는 압력과 책임의 무게로 괜스레 움츠리고 위축될 때가 있다. 우리는 똑같은 고민과 똑같은 아픔은 아니더라도 똑같이 ‘살길’을 찾아 헤매이다 만난 것임에 분명했다.

나 역시 내 능력의 한계와 내 지식의 결핍과 허전함을 동반한 반복되는 일상에 무뎌져가는 그런 슬럼프의 시기를 거듭하면서 삶에 대한 어떤 돌파구를 찾고저 발버둥 치던 시점이였다. 자석 같은 끌림으로 책을 통해 위로와 공감을 얻고 주옥같은 그녀들과의 나눔과 공유는 곧 치유의 과정이였다.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꼭 마치 우리를 말하는 것만 같았다.

“독서에는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했던가. 단결의 힘은 컸다. 책을 읽고 서로가 느낀 감정을 토로하고 감회가 깊은 책은 아낌없이 추천하고 서로 돌림으로써 그렇게 반년 만에 8명이 총 819권의 책을 읽었다.

글로벌시대 얼굴도 모르고 위챗이라는 새로운 소통공간을 통해 만난 우리들이지만 4년이란 시간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성장을 했고 꿈을 찾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함께여서 도전 가능했던 일도 있었는데 바로 두번의 독서그룹 운영이였다. 독서의 매력을 널리 전파하고저 더 좋은 도서 추천 및 공유를 취지로 시작했던 첫번의 그룹운영에서만 무려 800여명의 독자와 1200여권의 책 나눔으로 이어졌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랬거늘 우리가 스친 것은 결코 옷깃만이 아니였다. 독서라는 령역의 입문으로 책을 통해 아픔을 나누고 자신을 알아가고 보다 충실하고도 풍요로운 일상을 즐기는 것으로 삶을 장식한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했다.

책을 만나고 독서를 하면서 간접 체험을 하는 것으로 사람(그녀들, 작가, 책 속의 인물)들을 만나 끊임없이 소통하고 따뜻한 위로를 얻고 자신과도 부단히 대화를 나누게 되였다. 더불어서 많은 분들과 독서로 교감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최대의 수혜자는 다름아닌 우리 자신들이라는 큰 깨달음도 얻게 되였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맞고 틀리다로만 판가름을 하려고 안깐힘을 쓰던 지난날의 나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바로 내 마음 안에 있음을 인지하게 된 것도 역시 막강한 독서의 힘 덕분이였다.

삶이란 곧 자기성장이다. 헤르만 헤세는 《책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몰래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을. 그대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있으니 그대가 오래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희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생각이 행동에로 옮겨질 때 우리는 진보를 한다. 책이 주는 세상, 책이 주는 희열, 책의 매력 속으로 그대들을 초대한다.

  정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다.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였다. 그들이 바로 내 인생에 ‘기적’을 창조하게끔 이끌어준 ‘그들’이였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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