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0년 만의 최악의 화재참사로 기록된 하와이의 마우이섬 산불이 인재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2021년 산불 예방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였음에도 지난해 지진과 쓰나미, 화산 등 다른 자연재해 위험에 비해 산불의 위험을 저평가한 보고서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현지 당국의 안일한 위험 인식이 도마 우에 오르고 있다.

13일, 미국의 CNN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의 한 카운티에서 펴낸 2021년판 산불예방 보고서는 산불로 인해 소실되는 림야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산불 예방 대책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카운티의 산불 대응 계획에 대해 ‘산불 예방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되여있지 않다면서 ‘중대한 간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철저한 리스크 진단을 권고했으나 당국자들이 그 권고에 주의를 기울였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잠복한 위험요소를 지적한 보고서가 나온 상황에서 하와이의 공무원들은 지난해에 낸 보고서에서 주민들을 위협하는 자연재해를 렬거하면서 쓰나미, 지진, 화산 등 위험성을 산불보다 우선적으로 꼽았다. 중요한 내용임을 부각하기 위해 글자에 색갈을 입힌 대목의 최하단에 ‘산불’을 거론하기는 했지만 산불의 인명에 대한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은 소개했다.

또 지난 5년간의 산불 예방 노력을 다룬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당국이 산불 위험 증가와 강풍에 의한 피해 확대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지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2018년 8월, 마우이에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허리케인 ‘레인’이 접근하면서 2000에이커(약 8평방킬로메터)의 산림이 불에 타고 수십명이 대피했을 때 당국은 경각심을 느끼고 대비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어 2019년에는 마우이지역의 산불로 사탕수수 재배지로 쓰이던 약 2만 5000에이커(약 101평방킬로메터)의 땅이 불에 타기도 했다.

또 2021년 마우이카운티 보고서는 가연성이 있는 외래종 초목을 대체할 공세적인 계획을 권고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 공무원들이 행동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에 피해가 가장 큰 라하이나지역이 마우이에서 화재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지적을 담은 민간기구 ‘하와이 산불 관리 조직’의 2014년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당국의 산불 대비 미비를 지적했다.

하와이주 및 마우이 카운티 당국자들도 참여한 이 계획 안에는 초목 관리, 사유지 및 시설 보호 등 라하이나지역을 보호할 조치들이 포함되였으나 일부만 리행되는 데 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