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놀이 단상□ 신창룡

2024-04-19 08:40:25

마작은 중국에서 기원했는데 후에는 세계 각지에서 남녀로소가 모두 즐겨 노는 게임이 되였다. 누군가는 롱담으로 “마작놀이는 결혼 첫날밤보다 더 즐거운 놀이”라고 ‘과찬’을 한 적도 있다.

처음에는 밥상 우에 마작보를 펴놓고 손으로 마작을 쌓군 했다. 그때 나는 마작을 놀 줄 몰라서 호기심을 갖고 구경만 했었다. 구경하면서도 무슨 판국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나의 큰처남은 13장 패쪽에서 같은 수자가 두장 있을 때 ‘차’를 할 수 있고 같은 꽃무늬를 기준으로 세개씩 나란히 짝을 맞추는데 같은 수자가 두장짜리와 석장짜리가 없을 때에는 ‘중, 발, 백’중에서 임의로 한장으로 ‘후’를 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이렇게 몇번 강의를 들은 후부터 신심이 생겨 놀기 시작했다.

그때는 주말이 돌아오기만 하면 자식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갖고 부모집에 모이군 했다. 식사가 끝나면 녀성들은 화투를 치고 남성들은 트럼프를 치거나 마작을 놀군 했는데 자욱한 담배연기 속에서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어떤 날에는 부뚜막 쪽에 앉았는데 엉덩이가 데여 부르튼 것도 모르고 밤을 새워 놀군 했다.

그 후 기계마작이 나왔는데 자동으로 패를 쌓아올려주기에 힘도 들지 않아 아주 편리했다. 이리하여 주말이면 부모집에서 마작을 놀던 데로부터 마작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로부터 주말이면 자식들은 아침에 그냥 채소를 사서 부모집에 갖다드리고는 함께 따뜻한 식사도 하지 않고 그냥 사업이 바쁘다는 핑게를 대고 마작방으로 다니기 일쑤였다. 나도 그렇게 다녀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영락없는 불효자라는 자책감이 들군 하였다. 그리하여 토요일이면 반드시 부모님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일요일에만 친구들과 같이 마작을 놀군 했다.

나의 한 친구는 마작은 친구 사이 단결에 불리하다거니 인체에 해롭다거니 하면서 이제는 마작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하군 했다.

마작은 보통 친구끼리 노는데 마작판에 앉으면 마치 적으로 변한 듯하다. 웃집에서 아래집을 공제하고 아래집에서는 웃집을 떠받치면서 머리를 쥐여짜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그 목적은 바로 타인의 패를 막고 자기의 후패를 조직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웃집에서 던지는 패를 아래집에서 수요하는 기미가 알리면 상대방의 순탄한 흐름을 파괴하기 위해 필요도 없이 ‘차!’ 하고 그 패를 당겨오는 전략적 전술을 쓰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다 문을 못 열었을 때 다른 집에서 ‘후’를 했거나 특히 아래집에서 문을 열지 못한 채 얻어맞았다면 그것이 좋다고 박수를 치기도 한다.

마작놀이가 재미있지만 어디까지나 노름일 뿐, 친구지간에 얼굴을 붉히거나 감정이 상할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20년 전의 일이다. 친구의 생일에 마작을 놀았는데 한 친구가 패를 칠 때면 패쪽을 손에 들고 오래동안 망설이다가 던지군 했다. 이에 그 아래에 앉은 친구가 “패를 고르는 게 왜 그냥 이리 늦소? 패를 좀 빨리 던지오.” 하고 몇번이나 퉁명스레 말을 내뱉었다. 이 말에 처음에는 참다가 자꾸 늦다고 말하는 재촉에 감정이 상한 친구는 “내가 늦게 치는 데는 어떻단 말인가!” 하면서 벌떡 일어서면서 손찌검으로 번졌다. 친구지간에 마작을 놀다가 사소한 일 때문에 손찌검까지 한다는 것은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나는 정년퇴직을 한 후 터밭을 가꾸랴 번역원고를 심열하랴 별로 마작을 놀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따금 마작선수가 한명 모자라다는 전화를 받게 되면 서슴없이 나서군 한다. 그냥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 마작판에서 그립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과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마작을 노는 것은 인생을 노는 것이고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만약 친구가 없다면 마작을 놀 수 없을 것이다. 마작이 끝나면 가볍게 식사를 하는데 거기서 우리는 유모아적인 이야기를 꺼내여 서로의 웃음을 자아내는 것을 즐긴다. 이것이 바로 생활이고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집에서는 별로 웃을 일이 없지만 마작판에 나가면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나니 아주 행복하다. 물론 너무 오래 앉아 놀거나 너무 자주 놀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놀면 손과 뇌의 조화를 강화하고 뇌를 활성화시키며 로쇠를 늦추고 로년치매를 방지하는 데 유리하다. 마작은 일종 게임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친구가 있고 소통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아주 가끔씩 마작을 즐기고 있으며 그것이 주는 활력으로 심신을 충전하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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