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훙도시의 ‘생명주기’□ 최복

2024-04-30 07:31:29

연 2646만 4000명, 이는 지난 1년간 연변을 다녀간 관광객 수이다. 창출된 관광업 수입은 434.7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연변의 관광업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으며 유례없는 수준으로 여러 업종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민박, 호텔, 음식, 교통 그리고 ‘이미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업종들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한복대여’, ‘메이크업’, ‘사진촬영’ 등 업종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지난 1년여간 이와 관련된 업종이 연길시에 300여개가 새로 오픈됐다고 한다. 특히 철남사거리로부터 중국조선족민속원까지 이르는 큰길 옆은 물론 심지어 아빠트단지의 골목길마저 한집 건너 한복대여 또는 메이크업을 해주는 가게들이 우후죽순마냥 늘어나 놀라움을 안겨준다.

2023년 연길에 호텔, 민박이 1만 5000여개가 새로 늘어났다는 연길시상무국의 통계를 놓고 볼 때 연길은 명실상부 ‘왕훙도시’로 급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업종이 ‘관광객 모시기’에 두 팔 걷고 나섰고 일반 가정에서까지 민박업에 뛰여들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으로 여기저기서 공사를 하기 시작했다. 뜯고 부스고 겉보기에 화려하게 말이다.

연길서시장, 연길수상시장 등 전통시장에 늘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미지는 곧 언론을 통해 전국의 방방곡곡에 알려졌다. 갑자기 몰려드는 관광객에 우리는 이 모든 것이 ‘반짝’ 인기 말고 ‘꾸준한’ 인기로 이어지길 바랐다.

반면 혹여나 ‘물가만 부추기는 게’ 아닌지, 수많은 대여업체, 호텔, 민박들이 오히려 경쟁만 심해지는 게 아닌지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 전에 만난 민속원 부근 ‘연길화채한복대여점’의 책임자 유정씨는 “지난해에 비해 관광객이 확연히 줄어든 느낌이다. 단순히 명절특수만 노리고 장사하기엔 애로사항이 많다.”면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유정씨의 소개에 의하면 지난해 4월 가게 오픈 때만 해도 한복+메이크업+촬영을 포함한 풀코스로 인당 500~600원 좌우의 가격을 받았지만 1년이 지난 요즘 솔직히 200원 정도도 받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게다가 다양한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의 ‘입맛’을 다 만족시키려다 보면 일손이나 정력이 딸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을 때도 많다며 진솔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정씨는 “고작 1년 벌이를 하려고 수십만원을 투입한 건 아닌데 말이다.”라면서 울상을 지었다. 안타까운 마음은 유정씨 뿐만이 아니였다. 흥성흥성하던 거리가 요즘 적막이 감돌 때가 많다. 가게들이 임대를 내놓거나 한복을 싸게 처리한다는 문구도 간혹 보인다.

이는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왕훙도시의 이미지하고는 거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는 왕훙도시가 갖춰야 할 ‘자질’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단순히 ‘말 타고 꽃구경’하는 단일한 관광에 사람들은 싫증을 느낀 지 오래된다. 여러 조건과 충분한 사전준비는 물론 자본투입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 심지어 당지인들의 기본적인 소양까지 요구되는 이른바 ‘전민이 함께 노력하고 창출하는 관광업’이야말로 요즘 관광산업의 추세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여러 ‘자질’을 갖춰야겠지만 우선 한 도시가 격변의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상생을 도모하며 자기만의 독특하고도 차별화된 ‘특색’(브랜드)을 갖춰야 함은 기본이고 고유의 정취, 력사와 인문학적 내포, 창의적인 도시구도, 문화관광의 소비승격… 등을 골고루 갖춰야만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보다 개성화, 다원화, 차별화로 나아가는 경영시스템은 물론 다양한 체험관광, 플랫폼 창출, 창의적인 소비생활, 거기에 ‘감흥적이고 감성적이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요소까지 더해져야 할뿐더러 다양한 년령층을 공략할 수 있는 ‘재미가 있고 볼거리가 있으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비관광 시대임이 틀림없다.

지금 전국에서 주목받는 ‘왕훙도시’ 명단에 연변이 입선되여 큰 화제로 된 것만은 사실이다. ‘왕훙도시’의 탄생은 도시의 고품질 발전의 필연적 추세이다. 본질적으로 한 도시의 ‘생명주기’가 짧은 데에는 극단적인 상업화 발전, 관리체제 부실 혹은 부재, 저속적인 영업판촉 등 내재돼있던 여러 문제점이 갈수록 수면 우로 드러나면서 어느 순간 관광객들의 ‘홀대’나 ‘외면’을 받게 된다.

자기만의 우세와 브랜드를 내세우고 고유의 특색을 고취해 주동적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인문학적 감성을 진실성 있게 전달한다면 연변관광의 ‘생명주기’는 자연스레 길어지기 마련이다.

곧 5.1황금련휴가 시작된다. 단순 명절 뿐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꾸준히 연변으로 놀러올 수 있는 왕훙도시의 ‘생명주기’를 연장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보여주기 식’보다는 ‘실속’과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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