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디지털 복원기술을 활용해 마스크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15세기 후반에 그려진 손상된 유화를 물리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복원에 걸린 시간은 약 3.5시간에 불과해 기존 복원방법보다 66배나 빨랐다. 복원한 부분을 다시 제거할 수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카치킨 연구원 팀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유화 복원방법을 개발 적용해 15세기 목판 유화를 복원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11일 국제학술지 《자연》에 공개했다.
그림복원전문가들은 복원이 필요한 부분을 분석한 후 안정화, 청소 과정을 거쳐 정확한 색상을 혼합해 한 부분씩 채워나간다. 그림과 손상 정도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하나의 그림을 복원하는 데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수십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 우선 순위에 따라 복원작업을 하기 때문에 일부 그림은 사실상 복원이 어렵다.
손상된 예술작품을 가상으로 재구성하는 디지털 복원기술은 주로 복원의 결과물을 시각화하는 데 사용됐다. 디지털 복원 작품을 따로 전시하거나 복원 작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뿐 복원과정 자체에 쓰이진 않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디지털 복원 결과를 토대로 원본 그림에서 채울 필요가 있는 부분을 마스크 형태로 제작했다. 적절한 색갈의 안료를 매우 얇은 고분자 필림형태로 인쇄해 쌓아 마스크를 만들고 이를 그림표면에 덧입히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15세기 후반에 그려진 목판 유화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해 복원을 했다. 그 결과 6만 6205평방밀리메터 면적에 5만 7314 종류의 색상이 구현됐다. 복원까지 걸린 시간은 단 3.5시간에 불과했다.
카치킨 연구원은 “전통적인 복원방법보다 약 66배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복원용 마스크의 ‘설계도’는 파일로 저장돼 미래의 보존 전문가들이 참조할 수 있다.
개발된 기술은 현재 그림표면에 투명한 보호층을 입히는 마무리작업인 바니쉬 처리가 된 유화에만 적용할 수 있다. 또 만약 기술이 널리 활용되더라도 복원 결과물이 작가의 스타일과 의도에 어울리려면 복원과정에 기존 보존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치킨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새로운 보존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고 디지털 복원과 물리적 복원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창고에 있는 더 많은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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