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려행문학 깊이를 고민할 때□ 리문

2026-04-16 09:39:29

바야흐로 트래픽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려행문학이 얕은 서사의 늪에 빠져있다. 소셜미디어를 가득 채운 이른바 ‘인플루언서식 문구’들은 너나할것없이 ‘력대급 힐링’, ‘나만 알고 싶은 비경’, ‘신이 내린 절경’ 같은 자극적인 수식어만 되풀이한다.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이 천편일률적인 문장들은 잠시 시선을 붙들 순 있어도 독자의 령혼에 닿지 못하는 휘발성이 강한 ‘인스턴트문자’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려행을 ‘자아의 확장’이 아닌 ‘이미지의 소비’로 전락시킨다. 문장은 화려하지만 속은 비여있어서 독자는 글을 읽은 뒤에도 장소의 고유한 향기 대신 스쳐 지나가는 잔상만을 기억 속에 남길 뿐이다. 진정한 려행문학은 창작자가 현장에 완전히 몰입하고 지역문화의 결을 깊이 파고들어 독창적인 심미안을 구축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문학적 정수여야 한다.

진정한 려행문학의 생명력은 발바닥에서 시작된다. 창작자는 구경군이 아닌 ‘현장인’의 자세로 골목길과 논밭두렁을 누비며 그 땅의 숨결을 직접 체감해야 한다. 길 우에서 마주치는 낯선 이의 주름진 얼굴, 이름 모를 들꽃의 흔들림 속에는 그 지역이 견뎌온 수백년의 시간이 농축되여있다. 작가는 그 침묵의 언어를 받아 적는 기록자가 되여야 한다. 개인의 삶이 지역문화와 깊게 맞닿을 때 비로소 문장은 힘을 얻는다. 명나라 려행가 서하객은 30여년간 곳곳을 유람하며 엄격한 고증과 진심 어린 성찰을 기록해 학술적 가치와 문학적 감동을 동시에 잡은 《서하객유기》를 남겼다. 현대의 뛰여난 작가들 역시 단순한 려행기를 넘어 인류학적 조사를 방불케 하는 몰입형 걷기를 통해 력사의 두께와 인문의 온기를 담아내며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나아가 산수풍경 속에 숨겨진 문화의 혼을 발굴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훌륭한 려행문학은 려행을 매개로 자기성찰과 정신적 도약을 이뤄낸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풍경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존재의 의미와 문명의 흐름을 추적할 때 작품은 철학적 깊이를 갖게 된다. 송나라 문학가 범중엄이 동정호의 풍경을 빌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숭고한 정신을 읊은 《악양루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경관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지역 문화의 내면을 파고들 때 평범한 자연은 비로소 깊은 상징적 이미지로 승화되여 대중의 마음속에 영원한 정신적 리정표로 남는다. 문자는 장소의 물리적 공간감을 넘어 그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를 읽어내는 고고학적 작업이다. 풍경은 작가의 내면과 공명할 때 비로소 죽어있는 정물에서 살아있는 사유의 매개체로 변모한다.

문체의 혁신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려행문학은 기존의 정형화 된 틀을 깨고 수필, 소설, 시 등 다양한 쟝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서사’를 통해 려정의 감회를 립체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절제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언어를 끊임없이 련마하여 감정과 사상을 실어 날라야 하며 공간의 이동을 시간의 맥락으로 엮어내 개인의 경험으로 시대의 변천을 투영하는 독특한 서사론리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이는 억지로 튀여보이려는 시도가 아니라 형식이 정신을 섬기고 작품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함이여야 한다.

무엇보다 창작자는 ‘고독한 관찰자’이자 ‘치렬한 기록자’여야 한다. 스마트폰 렌즈를 통해 세상을 프레임 안에 가두기보다 오감을 열어 현장의 소음과 냄새, 사람들의 거친 손마디를 문장에 새겨넣어야 한다. 려행자가 느끼는 고립감과 낯섦,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내면의 균렬과 성장을 솔직하게 기록할 때 독자는 비로소 작가의 발걸음에 동행하게 된다. 이러한 진정성이 결여된 채 매끄럽게 다듬어진 홍보용 글들은 결코 문학의 반렬에 오를 수 없다.

  마지막으로 려행문학이 고전으로 남기 위해서는 창작과 비평, 전파가 선순환 되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량질의 텍스트가 출판에 그치지 않고 영화, 드라마 혹은 인문기행과 같은 교육콘텐츠로 확장되는 다각화된 매트릭스를 구축해 문학 속 풍경이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한다. 또한 작품의 문학성과 인문적 가치에 집중하는 전문적인 비평체계를 확립하여 려행문학이 나아가야 할 옳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가벼운 수식어의 유혹을 뿌리치고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낼 때 려행문학은 비로소 시대를 관통하는 생명력을 얻게 될 것이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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