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연길아리랑광장이 가야금의 선률, 상모 돌리는 상모군들의 활기찬 몸짓 그리고 전통음식의 향긋한 내음으로 가득 채워지며 축제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문화와 자연유산의 날’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방문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으며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문화전시
‘수호와 전승’이라는 주제의 사진전 구역에서는 많은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55점의 사진은 길극(吉剧)의 웅장함, 황룡극의 고풍스러움, 만족 자수의 정교함, 농악무의 력동성, 판소리의 흥겨움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관람객들은 “우리 길림성에 이렇게 많은 보물들이 있었다니, 이 농악무 사진은 정말 기세가 넘친다.”라며 감탄을 터뜨렸다. 전시된 사진들은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전승의 풍성한 결실을 남김없이 전달하며 ‘무형유산을 보호하고 성과를 공유하자’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해동의 보물’ 발해 유적 사진전은 관람객들을 천년의 시간 속으로 안내했다. 발해 중경 서고성, 동경 팔련성의 유적 풍경, 룡두산, 륙정산 고분군의 귀한 출토 유물 사진들은 고요히 해동성국의 찬란했던 과거를 이야기하며 중화문명의 다양성과 일체성을 증명했다. 전시는 3D 모델링 기술을 혁신적으로 적용하여 관람객들은 QR 코드를 스캔하여 유물의 세부 사항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었다. 첨단기술이 천년간 잠들어있던 유적을 순식간에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체험했다.
연변박물관과 연변도서관은 인터랙티브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연변미술관은 화가들을 초청하여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 관람객들에게 선물하며 현장에 뜨거운 소통 분위기를 더했다.
◆몰입형으로 체험하는 무형문화유산
이날 연길시아리랑광장에 마련된 ‘무형문화유산 환신 쇼핑의 달’ 행사는 그야말로 보물시장 같았다. 40개의 전시부스에는 조선족 전통쌀떡 제작기술, 민족악기 제작기술, 찹쌀인형 제작기술 그리고 만족 전지공예, 챠간호 물고기 가죽 제작 기술 등 국가, 성, 시급 무형문화유산 대표 프로젝트들이 집중적으로 전시되며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연길시민 왕씨는 갓 산 작은 장식품을 들고 “이 물고기 가죽 그림은 정말 특별하다. 물고기 가죽으로 이렇게 정교한 그림을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다.”라며 감탄했다.
장춘에서 온 관광객 장씨는 웃으며 “아이가 찹쌀 인형 만들기를 꼭 배우고 싶어했는데 장인이 직접 가르쳐주니 너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장인들이 현장에서 뛰여난 솜씨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겹겹이 에워싸고 가까이에서 손끝의 온기를 느끼며 마음에 드는 ‘장인의 혼’이 담긴 작품들을 구매했다.
‘옛 예술의 새 전승’ 체험구역은 가장 인기 있는 ‘놀이터’가 되였다. 방문객들은 정교한 조선족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상모춤의 흥겨움과 가야금의 은은한 선률을 체험하거나 떡과 김치 만들기를 배우는 등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하며 무형문화유산의 매력을 느꼈다.
김치 제작구역에는 진한 양념 냄새가 가득했고 시민 조씨는 “여기서 김치 담그는 비법을 배웠다. 집에 가서 해봐야겠다.”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전통 종이 만들기, 활자 인쇄, 선장 책 제본, 탁본, 투호, 칠선 제작 등 체험구역마다 직접 해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무형문화유산은 더 이상 진렬장 속 전시물이 아니라 만지고 참여하고 가져갈 수 있는 ‘문화기억’이 되고 있었다.
◆옛 지혜를 가까이에서 체험
‘무형문화유산 수호, 건강 동행’ 무료 진료 구역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조선족 의학, 만족 뜸, 왕씨 근골수기료법의 대표 전승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들에게 무료로 맥을 짚어주고 뜸을 떠주고 마사지를 해줬다.
왕씨 근골수기료법을 직접 체험한 리씨는 “솜씨가 너무 좋아서 어깨가 단번에 가벼워졌다.”라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옆에서 뜸을 받고 있던 박씨도 “따뜻하고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통의학의 독특한 매력과 깊은 내포는 실질적인 시민 혜택 서비스 속에서 생생하게 해석되고 있었다.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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