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때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관계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이와는 다른 일방적이지만 순수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는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침묵 속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이야기는 어린 소년이 나무를 찾아오며 시작된다. 소년이 나무를 찾아왔을 때 그들의 관계는 완전히 순수했다. 소년은 나무 우에 올라가 놀고 잎사귀로 면류관을 만들고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잤다. 나무는 소년의 웃음소리만으로도 행복했다. 나무는 마치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아이가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아도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부모와도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소년은 변해갔다. 더 이상 단순한 놀이에서 행복을 찾지 않았다. 사과를 팔아 돈을 벌고 싶어했고 가지로 집을 지으려 했으며 줄기로 배를 만들어 먼바다로 떠나고 싶어했다. 나무는 그 모든 요구에 “나의 사과를 따가라”, “나의 가지를 베여가라”, “나의 줄기를 베여 배를 만들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다.
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줄수록 “행복했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그러나 소년은 나무의 희생적 선물을 받을수록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사과를 딴 후 소년은 오래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집을 짓고 나서는 더 오래 사라졌으며 배를 만들어 떠난 후에는 거의 나무를 찾지 않았다.
이는 우리 삶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패턴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는 이는 그 자체로 행복을 느끼지만 받는 이는 오히려 그 사랑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그것을 당연시하게 되거나 결국 더 큰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나무의 사랑은 너무나 완전하여 소년이 돌려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수십년 후 로인이 된 소년이 돌아왔을 때 나무는 더 이상 줄 것도 없이 말한다. “사과도 없고 오를 가지도 없고 몸을 타고 놀 줄기도 없단다.” 그러나 로인이 된 소년은 이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앉아 쉴 곳만 필요로 했다. 나무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것 그저 앉을 수 있는 밑동을 내주며 기뻐했다. 나무는 결국 자신의 존재 전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한 지지대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소년은 비로소 받기만 하던 관계에서 벗어나 나무의 존재 자체를 필요로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더 이상 물질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함께 있는 것,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를 넘어 우리 각자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편적 진실을 담고 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건강, 시간, 재산, 꿈까지도 기꺼이 내주는 ‘나무’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과 헌신은 단순히 주는 것에만 있지 않다. 건강한 관계는 주고받음의 균형 우에 서있다. 나무가 조금 더 일찍 소년에게 자신의 필요를 말할 수 있었다면 소년이 조금 더 일찍 나무의 희생을 리해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진정한 헌신이란 무엇인가?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주는 것이 사랑일가? 아니면 서로의 성장을 도우며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일가?
이 이야기의 가장 큰 교훈은 사랑의 관계에서 ‘받는 자’도 결국 ‘주는 자’가 되여야 한다는 점이다. 소년이 나무의 희생을 깨달았을 때 그가 늙은 나무에게로 돌아와 함께 한 마지막 순간 비로소 그 관계는 완성되였다. 소년은 평생 받기만 했지만 마지막에는 나무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김으로써 되돌려주었다.
삶에서 우리 모두는 때로는 나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소년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사랑이 건전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나무의 희생이 아름다운 리유는 그것이 순수한 사랑에서 비롯되였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무의 일방적 헌신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나무가 되여주는 상호적 사랑 속에서 피여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 삶의 ‘나무’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때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자신도 누군가의 삶에서 지지대가 되여줄 수 있는 ‘나무’가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쉘 실버스타인이 우리에게 전하고저 했던 말하지 않은 메시지의 핵심이 아닐가 싶다.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