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남서쪽에 고립한 뉴질랜드는 ‘조용한 섬나라’이다. 이 독특한 지리적 환경 덕분에 뉴질랜드 조류는 진화가 눈에 띄는 특징을 보이는데 날지 못하는 새 키위, 타카헤, 캐커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 새는 날개를 갖고 있음에도 왜서 하늘을 나는 능력을 잃어버렸을가? 답은 뉴질랜드의 독특한 생태계에 있다. 력사적으로 뉴질랜드에는 포유류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날씨가 온화하고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 새들의 천적이라 할 만한 동물은 거의 없다. 심지어 뱀들도 독이 없어 위협이 되지 않아 이러한 안전한 환경에서 새들은 생존을 위해 날아올라 포식자를 피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땅과 나무에서 충분한 먹이를 구할 수 있었고 그러는 과정에 점차 비행에 필요한 근육과 뼈 구조가 퇴화되기 시작했다.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땅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 능률적인 생존전략이 된 것이다. 키위는 밤에 활동하며 땅속의 곤충을 찾아다니고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앵무새 캐커포는 나무를 기여오르며 생활한다. 이들의 날개는 비행보다는 균형을 잡거나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적응은 량날의 검이였다. 인간의 도래와 함께 들쥐, 고양이, 족제비 같은 외래 포식자가 류입되자 새들은 극심한 생존위기에 직면했다. 천적이 없어 날지 못하게 진화한 새들이 새로운 포식자 앞에서는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이다.
한편 우리 선조들은 정반대의 지혜를 보여주었다. 예로부터 농촌에서는 감나무에 감이 잘 열리지 않을 때 나무 밑동에 소를 매여두는 전통이 있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나무를 해치는 것으로 보인다. 감나무에 묶인 소가 움직일 때마다 나무줄기의 껍질이 벗겨지고 상처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조들은 일부러 그렇게 했다. 감나무는 껍질이 벗겨지면 외부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생존위기를 느낀다. 위기감은 감나무로 하여금 생존본능을 극대화하도록 자극한다. 감나무는 뿌리를 더 깊고 튼튼하게 뻗어 흙 속에서 양분과 물을 더 많이 흡수하려고 한다. 상처부위를 치유하기 위해 생장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면서 전반적인 대사활동이 촉진된다. 이 과정에서 감나무는 더 건강하고 강해져 결과적으로 이듬해 더 풍성한 꽃을 피우고 더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
선조들은 과학적 지식이 없었을지라도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자연의 이러한 원리를 터득했던 것이다. 단순한 감농법을 넘어 삶과 성장에 대한 철학이 담긴 지혜이다. 역경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고난을 이겨내며 더 큰 결실을 맺는다는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연과 인간사회는 늘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 어떤 상황에서는 압박이 사라지면 편안함이 찾아오지만 오히려 능력이 퇴화되기도 한다. 반면 의도적인 어려움은 생명체를 더 강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뉴질랜드의 새들과 선조들의 감나무 이야기는 대조적이면서도 서로 맞닿아있다. 두 경우 모두 환경적 요인이 생명체의 형태와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였다.
뉴질랜드의 새들은 천적이라는 ‘압박’이 사라지자 비행이라는 중요한 능력을 잃었다.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이 오히려 퇴화를 불러왔다. ‘편안함의 함정’을 잘 보여준다. 도전이 없으면 능력은 쇠퇴하고 생존에 필수적이였던 기술도 서서히 사라진다.
반면 감나무는 소에 의해 의도적으로 가해진 압박을 통해 오히려 더 강해지고 생산성을 높였다. ‘역경의 선물’을 상징한다. 적당한 어려움과 스트레스는 생명체로 하여금 잠재력을 끌어내고 한계를 뛰여넘도록 자극한다.
우리는 뉴질랜드 새들의 운명을 피하고 감나무의 지혜를 따라야 할가? 답은 ‘균형’에 있다. 지나친 압박은 생명체를 억압하고 병들게 하며 지나친 안정은 퇴화와 무기력을 초래한다. 진정한 성장은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는 데서 온다.
개인적 차원에서 우리는 자신의 ‘편안한 구역’을 벗어날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어려운 프로젝트에 도전하기, 낯선 환경에 자신을 로출시키기 등은 모두 우리의 인지적 정서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하는 행위이다. 동시에 지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는 나무에 상처를 너무 깊게 내는 것과 같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휴식과 회복의 시간도 필수적이다.
진정한 강함과 풍요로움은 편안함의 바다에 빠져있지 않고 역경의 바람을 맞으며 더 깊은 뿌리를 내리는 데서 자라난다. 그것이 뉴질랜드의 새들과 선조들의 감나무 농법이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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