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순환□ 원홍범

2026-07-03 09:31:32

어느 마을에 나무군 총각이 살았다. 총각은 매일 산에 올라 나무를 베여 장터에 내다 팔고 번 돈으로 어머니께 맛있는 음식을 사다가 봉양했다.

어느 날 해가 서산으로 넘어갔는데 장터에 갔던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 걱정에 마을 앞 언덕으로 나갔다. 언덕 우에는 장터로 이어진 길을 바라볼 수 있는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어머니는 조심스레 나무 아래 가지를 밟고 서서 산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아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먼저 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에 나무(木) 우에 서서(立) 눈(目)으로 아들(儿)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진 한자가 바로 부모 친(親)자이다.

한지게 가득했던 나무를 모두 팔고 어머니가 좋아하실 음식과 물건을 사느라 평소보다 훨씬 늦게 집으로 돌아온 총각은 추운 날씨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께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밖에 계시다가 혹시 병이라도 나시면 어쩌나요? 제 등에 업히세요.”

총각은 지게를 내려놓고 어머니를 등에 업은 채 조심스럽게 집으로 걸어갔다. 자식(子)이 늙(老)으신 부모를 업은 모습에서 유래한 한자가 바로 효도 효(孝)자이다.

어린시절에는 이 두 글자에 담긴 깊은 뜻을 미처 알지 못했다. 부모의 보살핌을 마치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당연하게만 여겼다. 아침에 일어나면 차려진 밥상, 등교할 때 챙겨주는 책가방, 어두운 밤길을 밝혀준 집앞 등불까지 이 모든 것이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식사를 준비하느라 부엌에 오래동안 서있던 어머니의 모습, 외출하는 자식에게 길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걱정 가득한 눈빛을 보이던 아버지의 모습도 아이가 무사히 잘 자랄지 걱정하며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임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 그저 부모의 사랑을 받기만 했을 뿐 때로는 오히려 잦은 걱정과 잔소리를 귀찮게 느끼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갔다. 첫 직장에 다니기 시작할 때, 처음 이사를 갈 때, 비행기를 타고 먼곳으로 떠날 때마다 부모의 걱정 어린 눈빛이 뒤따라왔지만 앞만 보고 달려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전화통화를 하다가 부모님의 목소리가 예전보다 힘이 없고 작아진 것을 느낀다. “밥 잘 챙겨 먹어, 추우면 따뜻하게 입어라”는 당부는 더 길어지고 “이번 설에 돌아올 거야?”라는 질문은 잦아진다.

그제야 비로소 친(親)자에 담긴 부모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높은 곳에 서서 자식이 떠나간 길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에는 세월이 흐를수록 짙어지는 그리움과 끝없는 기다림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우리는 부모의 기다림 속에서 성장했고 어느새 자신의 자식을 기다리는 자리에 서게 돼서야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진정으로 리해하게 된다.

하루 공부를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는 자식을 기다리는 초조한 시간, 멀리 떠나간 자식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마음을 겪으며 과거 부모님께서 우리를 기다렸던 수많은 날들을 떠올린다. 친(親)자가 단순한 문자가 아닌 세대를 잇는 사랑의 상징임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 어머니의 친밀함을 뜻하는 이 글자에는 단순한 음과 의미를 넘어 수천년간 이어져온 자식사랑이 한획 한획에 새겨져있다.

친(親)자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영원한 기다림을 형상화한 글자라면 효(孝)자는 동양철학의 근본이자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사랑의 순환을 담고 있다.

효(孝)의 웃부분은 늙을 로(老) 자의 일부이고 아래부분은 자식 자(子)자로 구성되여있다. 늙은 부모를 자식이 받들고 정성껏 모시는 모습이 진정한 효자의 모습이다. 복잡한 격식이나 거창한 리론이 아니라 가족간 서로 아끼고 의지하는 인간 본연의 따뜻한 마음이 이 한 글자에 담겨있다.

세상의 모든 사랑 가운데 오직 주기만 하는 사랑이 바로 부모의 자식사랑이다. 자식이 태여나는 순간 부모는 평생을 바치는 헌신적인 사랑을 시작한다. 아기의 작은 숨소리, 울음소리 하나에도 밤잠을 설치고 아이의 작은 성장마다 온 마음으로 기뻐한다. 자식이 추위에 떨가 봐 옷을 챙겨주고 배고플가 봐 맛나는 음식을 준비하며 힘든 순간마다 곁에서 응원한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에는 어떤 조건도 붙지 않는다. 성패나 성적에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 무조건 사랑이다. 어린시절 부모의 보살핌은 우리의 전부였다.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아프면 돌봐주며 세상을 배울 수 있게 이끌었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의 따뜻한 배려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매일 마주하는 따뜻한 밥상, 편안한 집, 걱정 어린 잔소리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에 나와 홀로 서게 되는 순간 비로소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위대한지 깨닫게 된다.

반면 자식의 효도는 세월이 지난 뒤 깨달음 속에서 시작되는 사랑이다. 효도는 단순히 부모님께 잘해드리는 행위를 넘어 부모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이다.

쥐면 부서질가 놓으면 날아날가 우리를 소중히 품에 안아 키워줬듯이 이제 나이가 드신 부모님을 자식 된 우리가 정성껏 모시는 것이 효의 진정한 의미이다. 물질적인 보답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효도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배려와 존경이다.

부모의 사랑은 지나간 세월의 희생이고 자식의 효도는 현재의 보답이다. 이 두 사랑이 어우러져 가정의 따뜻한 온기가 만들어진다. 세상은 급변하고 현대인의 삶은 바쁘지만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행복과 성장은 부모의 무한한 사랑 우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낳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는 평생을 살아도 다 갚기 어렵다.

효도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이뤄진다. 효(孝) 자를 마음에 새기고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의 사랑에 감사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보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서로 아끼고 의지하는 부모 자식간의 정은 인생 최고의 행복이자 세상 모든 도리의 시작이다.

부모는 값비싼 선물을 바라지 않는다. 내 자식이 잘 살고 나를 생각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한다. 종종 전화해 안부를 묻고 같은 도시에서 생활한다면 함께 식사하며 추억을 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소소한 따뜻한 행동들이 친(親)자에 담긴 부모의 오랜 기다림을 위로해드리는 가장 좋은 효(孝)이다.

  시간은 효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조금 쑥스럽더라도 오늘은 용기를 내여 부모님께 “사랑합니다.”고 고백해보는 건 어떨가?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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