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삶에 대한 이야기 □ 신연희

2023-06-01 08:47:26

프랑스 철학가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는 책은 잔잔하면서도 거칠고 당장 와닿을 것 같으면서도 금시 멀어지는 고요하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바다’에서 인생의 진짜 철학을 발견함을 담고 있다.

바다의 물결 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없고 대륙을 둘러싼 바다 만큼 커다란 생명줄은 없다. 선원들의 용기, 변함없이 밝은 등대의 불빛, 계속 헤염치는 상어의 힘, 한시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까지 살아 숨쉬는 철학인 바다는 존재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깊은 지혜와 생각지도 못한 인생철학을 가르쳐준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책은 2022년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꼽힌 로랑스 드빌레르의 인문에세이로 출간 후 프랑스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리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때때로 삶이 곡예를 하는 듯해도, 저 멀리 삶이 몰아치듯 떠밀려와도,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흐를 뿐이다. 그러한 “삶을 직접 조종하는 선장이 되는 것”, 이는 이 책의 마지막 페지를 넘기며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선서일지도 모른다.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은 필요하다.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렬하게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륙지의 관점에서만 철학과 인생을 이야기해왔다. 지구의 70%가 바다로 이루어져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잊은 채 오로지 륙지만 들여다본 것이다. 이제는 바다로 나가야 한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리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해가 뜨는 곳이자 지는 곳이고 생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며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곳이다. 비를 그대로 흡수하며 다 포용하고 받아들일 것 같지만 때때로 거칠게 뱉어내 경고를 주는 곳, 한결같지만 한결같지 않은 곳, 지구상 어디든 다 련결되여 있지만 가는 곳마다 다른 빛갈로 자신을 내보이는 곳. 저자는 이 모든 게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만큼 환희와 기쁨이 있고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인생이다. 때때로 오르락내리락하며 힘들게 하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다 괜찮아지고 잔잔해진다. 인생에서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것에 큰 의미를 두며 휘둘릴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이 바다처럼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오고 간다. 그런 시간들 앞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가?

《모든 삶은 흐른다》는 책에서 말하는 인생철학은 단호하고 심플하다. 바다처럼 사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고, 삶의 모든 순간을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되 흐름에 휩쓸려가지 말고 나 자신을 굳건하게 지키며 그 안에서 삶이 내게 주는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삶은 멀리서 보면 한덩어리 같고 가까이서 보면 조각 모음이다. ‘삶’이라고 하면 대부분 평생, 생애 전체를 이야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가 삶의 전부이며 생애 전체를 보면 어느 한 조각이 삶의 전부일 때도 있다. 하지만 산다는 건 조각을 살아도, 전체를 살아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좁디좁은 내물에서 시작된 물이 흐르고 흘러 바다로 간다면 과연 드넓은 바다만 인생이라 부를 수 있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방울의 비방울도, 아무도 모르는 산속 물웅덩이도 모두 삶의 조각이자 삶 그 자체가 아닐가? 찰나의 삶이여도 그 안에 모든 삶이 담겨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리뷰를 공유한다.

“이 책을 읽으며 삶은 등산보다 항해에 가깝다는 걸 깨달았다. 산을 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질 순 있지만 산이 스스로 너울거리며 나를 흔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다는 다르다. 바다는 파도를 억지로 막거나 바꾸려 하지 않는다. 파도처럼 인생에도 게으름과 탄생,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 나름의 속도로 밀려온다. 프랑스 철학자 드빌레르는 파도처럼 우리 삶에 다가오는 모든 것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라고 주문한다. 파도는 때로 내 동반자가 되여줄 수도 있으니까. 이 책은 흐르는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이라는 유일한 섬이 되는 길을 안내한다. 삶은 내가 내 의지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흘러가며 살아지는 것이다.”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동안 박식하면서도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하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동안 파스칼, 데카르트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는 책은 우리가 놓쳐버린 바다의 가르침들을 섬세하면서도 유려한 필치로 전한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바다를 눈앞에 바라보면서 바다의 가르침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철학서가 이렇듯 아름다울 수 있다는 데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바다의 현상학’이라고 불릴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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