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장도 맞들면 가볍다

2024-03-20 07:54:24


‘반반꽃방’을 공동출자로 아기자기 꾸려가고 있는 1993년생 허단(오른쪽)과 김성연(왼쪽).

산동성 청도시에서 조선족 합작투자 붐이 일어난 것은 바로 청도시 성양구의 유명한  ‘먹자 골목’이였던 명양로와 중성로 교차구에  풍무꼬치가 들어섰던 2008년 후부터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당시에만 해도 성양구의 대표적인 건물인 ‘태양성’ 북쪽에 자리잡은 명양로에는 ‘해평’, ‘마포’, ‘정화’ 등 꼬치가 주류를 이루었고 그중 해평꼬치는 날마다 성업을 이어갔다.

거의 모든 가게가 단골손님을 확보한 상황하에서 연변 풍무꼬치가 먹힐가 하면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풍무’의 마력은 무서웠다.

몇백만원을 투자하여 일떠세운 풍무꼬치는 구멍가게 위주의 양꼬치시장을 잠간 사이에 석권해버렸고 “풍무에 눌려 작은 가게는 숨 돌릴 사이도 없다.”는 말까지 돌았다.

풍무꼬치가 대박가게로 거듭나자 임가공업체를 위주로 경영하던 청도 조선족기업인들은 서비스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합작하여 서비스업에 투자하는 열조가 일기 시작했다.

주지하다싶이 임가공업은 푼돈벌이, 그러나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건당 1전이 아닌 1푼 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납품 후에도 몇달씩 기다려야 결제받는 번거로움이 있다. 티끌 몰이에 지쳤던 이들은 현금을 빨리 쥘 수 있고 자금회전이 빠른 서비스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 친구끼리∙띠동갑끼리∙지인끼리∙향우끼리 의기투합하여 서비스업에  투자했다. 그러나 대부분 합작은 시작에 비해  아름답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업체는 성공하고 어떤 업체는 실패했는가?

결과는 단 한가지, 충동적인 투자 현상이 많았다.

투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위험 계수를 낮추기 위하여 공동 출자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투자를 위한 철저한 컨설팅이 부족했다.

풍무꼬치가 청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리유는 풍무그룹의 완벽한 컨설팅과 갈라놓을 수 없다. 위치 선정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메뉴, 서비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풍무는 본사와 일체화를 실현했고 풍무의 규모경영 모식은 작은 가게 꼬치 문화에 습관되였던 고객들의 소비관념을 확 바꿔버렸다.

공동출자 모식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한 인사는 “가령 공동출자 모식이 성공했더라면 청도 조선족은 자체 빌딩까지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실패와 성공의 강에서 부대낌을 거듭하면서도 공동출자가 ‘위험을 줄이고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모식’이라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몇백만원씩 집금하여 투자하던 데로부터 요즘 청도 조선족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일지라도 공동히 부담하여 창업하는 현상이 나타나 무척 고무적이다.

1971년생 ‘복돼지’들이 그 앞장에 섰다.  1971년생 복돼지들은 ‘글로벌 돈고래’ 모임으로 유명하며 이들은 단순한 띠동갑 모임을 떠나 경제활동도  활발히 벌리고 있다. 성양구 합중합 시장에 떡가게와 반찬가게를 차린 ‘복돼지’들 역시 ‘글로벌 돈고래’ 모임으로 친해진 사람들이다.

작은 음식점 하나 차리려고 해도 수십만원이 드는 현시점에서  이들은 시장 안의 작은 가게이지만 합자하여 시작하였다. 적은 투자일지라도 위험계수를 최소한 줄이면서 창업시대를 열어가는 최향란, 연선녀 등  ‘복돼지’들 모습에 청도 조선족사회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성양고광고산업단지내에 자리잡은 ‘반반꽃방’, 이곳 역시 1993년도생인 허단과 김성연이 공동 출자하여 차린 가게이다. 초기 투자는 5만원도 안되지만 이들은 공동출자를 선택했다. 길림 태생인 이들 둘은 모두 꽃을 좋아했다고 했다.

상해와 청도에서 근무하고 있던 이들은 청도에 비록 꽃가게가 많지만 젊은 세대가 차린 꽃가게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조선족과 한국인이 비교적 많이 집결된 성양구에서 창업의 돛을 올리기로 했다.

“서로 창의적인 의견을 나누고 서로 공감하면서 회사를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허단은 간혹 의견이 맞지 않을 때에는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고 서로 리해하고 양보하면서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꽃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그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허단은 자기들의 우세는 어찌 보면 젊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은 작업실에서 주문받는 대로 작업해 배달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꽃에 관한 모든 일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창업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감도 생겼구요.”

규모가 크고 겉보기가 화려한 회사가 아니라 작지만 내실 있는 회사를 지향한다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속담 하나 떠올려 보았다.

“종이장도 맞들면 가볍다.”(끝)

  허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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