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읽어야 한다. 경기장에는 우리 팀, 상대 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17일 저녁 7시 30분, 심수시청소년축구훈련기지 경기장에서 진행된 2025 중국 갑급리그 21라운드 심수청년인팀(이하 심수팀)과의 원정경기에서 연변룡정커시안팀(이하 연변팀)은 1대2로 패했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머무는 연변팀이였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수비가 완전히 뚫렸고 련속 3경기 선수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날 연변팀은 좌우 윙백의 위치를 크게 앞으로 올리는 3─4─3 진형을 펼쳤고 이는 공격의 위협을 높이기는 했지만 역습을 당할 때 수비라인의 뒤공간이 쉽게 로출되는 상황도 만들었다.
14분 심수팀이 박스내에서 강슛을 때렸고 구가호가 꼴라인에서 간신히 잡아냈다. 이는 심수팀이 역습 기회에 연변팀의 윙백의 자리가 빈 틈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면서 생긴 기회이다. 박스내에서 중앙수비수 누녜스도 상대팀 공격수를 놓쳐 슛을 허락했다.
첫 실점은 수비수의 위치 선정 문제가 큰 원인이다. 이날따라 왕붕이 자신의 수비위치를 우로 많이 끌어올렸고 대인 수비에서 심수팀 핵심 공격수 노블이 몸을 쉽게 돌리도록 허락했다. 그리고 노블이 쇄도하다가 중앙수비수와 윙백 사이의 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로 연변팀의 수비라인을 완전히 뚫어버렸다. 누녜스가 적극 방어하는 과정에 자책꼴을 넣었지만 누녜스가 없었더라도 곁에 있던 심수팀의 마타 선수가 일격을 가했을 것이다.
이날 경기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연변팀이 뒤공간에서 공을 앞으로 잘 전달하는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35분 연변팀 왕붕이 45도 크로스를 올렸고 또 공 전달에 실패했으며 이는 심수팀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리룡이 한발 앞서서 공을 차내지 않았다면 무조건 또 실점이다.
질이 낮은 공 전달로 인하여 빈번하게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게 되였고 갑작스럽게 공을 빼았기면 수비수가 자신의 위치로 미처 돌아오지 못하여 역습에 취약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라인을 많이 우로 올린 이날 경기에서 더더욱 선명하게 로출되였다. 무모하게 크로스를 올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차수 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의미 없는 크로스는 상대방에게 손수 칼자루을 쥐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8분 구가호의 선방이 연변팀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또 연변팀 스스로의 크로스 실패로 인한 역습이다. 좌우 윙백이 공격에 참가하여 변선 수비가 공허한 상황에 중앙수비수인 왕붕마저도 빈번히 자신의 위치를 잃으며 미드필더가 윙백, 중앙수비수 자리를 지키는 상황이 빈번했고 연변팀의 수비라인은 직접 상대팀의 공격라인 앞에 로출되였다. 중앙수비수가 중원에까지 올라와 수비를 하는 위치 선정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전반 추가시간이 시작된 후 연변팀은 7명의 선수를 전방에서의 공격에 투입하고 한명의 중앙수비수가 중원을, 두명의 중앙수비수가 좌우에서 흘러나오는 공을 차단하고 공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렇게 라인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술은 정확한 크로스, 공의 속도가 빠른 크로스, 위협적인 크로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뒤에 있을 때에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현재 연변팀, 특히 수비라인에서 그러한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우려했던 선수 퇴장의 악순환이 또 한번 발생했다. 련속 3경기째이다. 반칙도 전술의 일부이고 옐로우카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것도 경기의 일부이다. 문제는 그러한 행동을 할 때의 합리성이다.
32분 연변팀의 리룡이 옐로우카드 경고를 받았다. 리세빈이 중원에서 공을 차단당하면서 황당한 김에 무리한 반칙을 했을 수는 있으나 이미 연변팀의 4명의 수비수가 자신의 위치에 돌아온 상황이다. 불필요한 반칙 때문에 의미 없는 옐로우카드 경고를 받았다.
후반전 시작 1분 30초 만에 왕붕이 받은 옐로우카드도 정말로 필요가 없는 반칙이다. 연변팀의 수비라인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 있고 중원에도 전부 연변팀의 선수들이다. 중원에서 거친 태클을 하여 받은 옐로우카드는 왕붕이 65분에 두번째 옐로우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두번째 옐로우카드도 첫번째 옐로우카드를 받은 위치와 거의 같은 곳에서 받았다. 또 한번 상대방의 절대적인 위협적인 공격 기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반칙하여 퇴장을 자초했다.
경기를 읽어야 한다. 경기장에는 우리 팀, 상대 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심판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57분 심수팀의 선수가 김태연을 넘어뜨리며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연변팀의 절대적인 득점기회였고 판정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심판은 거의 ‘본능적’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추려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이날은 심수팀의 홈장이라는 것을 명심했어야 했다. 왕붕 뿐만 아니라 련속 몇경기째 의미가 없는, 정말로 필요가 없는 반칙으로 인한 옐로우카드, 레드카드는 선수들의 조급한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다.
득점 면에서는 연변팀이 시원하게 운동전에서 상대팀의 꼴망을 흔든 게 언제던가 싶다. 5월 26일, 제10라운 정남감련과의 홈장경기에서 황진비가 일찍 2꼴을 터뜨리고 막바지 단계에 보스가 넣은 꼴이 아마 마지막일 것이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기껏해 1꼴 아니면 상대방의 자책꼴, 페널티킥, 운 좋게 맞고 들어간 꼴이다. 이날도 운동전에서 분명히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모두 날려버렸다.
이날 경기를 마감으로 갑급리그는 4주간의 휴식기를 시작하며 연변팀은 9월 13일에 홈장에서 상해가정회룡팀과 제22라운드 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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