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면 ‘급성 충수염’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급성 충수염은 해마다 10만명 이상이 수술을 받을 만큼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그런데 알려진 정보 중에는 잘못된 것들이 꽤 많다.
먼저 맹장과 충수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식도와 위를 거쳐 소장과 대장을 차례로 지나며 소화된다. 맹장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는 5~6cm 정도이다. 충수는 맹장 끝에 붙어 있는 약 10cm 길이의 돌기이며 충수염은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맹장의 위치는 남녀 모두 오른쪽 아래배
남자는 급성 충수염일 때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고 여자는 왼쪽 아랫배가 아프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맹장의 위치는 남녀를 불문하고 오른쪽 아랫배에 있다. 선천적으로 맹장이 왼쪽에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문 사례이다.
그렇다고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무조건 급성 충수염인 것도 아니다. 급성 충수염이라 하더라도 오른쪽 웃배나 배꼽 근처, 심지어 배 전체가 아플 수도 있으며 특별히 증상이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가장 중요한 진단 포인트는 충수가 위치한 부분을 눌렀을 때 통증 여부이다. 정확한 위치는 배꼽과 오른쪽 골반 앞부분의 가장 튀여나온 곳을 련결한 가상의 선에서 바깥쪽 1/3 지점이다.
급성 충수염에 관한 낭설은 또 있다. 머리카락이나 수박씨를 먹으면 맹장이 막혀 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급성 충수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부분 세균감염이며 머리카락이나 소화가 안되는 씨앗, 껌과 같은 이물질은 음식물에 섞여 3일 내에 대변으로 배출된다.
◆맹장 제거해도 몸에 문제 없어…충수염 방치하면 위험
급성 충수염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염증으로 충수 벽이 손상돼 천공이 일어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충수가 터지면 배속 전체로 고름이 퍼져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지경까지 오면 수술이 복잡해지고 회복 과정도 힘들어지며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맹장과 충수 제거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 충수는 일종의 흔적기관으로 몸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미미하다. 맹장도 대장의 일부로서의 기능 외에는 특별한 역할이 없다. 따라서 이들 기관이 없다 해도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급성 충수염에 걸렸다면 지체 없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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