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6시, 연길시전민건신체육중심 경기장에서 갑급리그 제17라운드 연변룡정커시안팀(이하 연변팀)과 청도홍사팀(이하 청도팀)의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연변팀은 홈장에서 1대0으로 청도팀을 제압하며 계속하여 련승 기록을 갱신한 동시에 광주표범팀을 제치고 3위에 우뚝 섰다.
황진비가 헤딩슛으로 선제꼴을 넣는 장면. 강내함 기자
연변팀은 공 점유률 35% 대 65%, 패스 252회 대 478회, 공격 92회 대 121회, 위험 공격 64회 대 76회라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수치 속에서 전반 경기에 걸쳐 상대방에게 단 한번의 유효슛도 허락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과 단 2번의 유효슛으로 한꼴을 넣는 높은 득점 전환률(유효슛 대비 득점 개수)을 보여줬고 동시에 홈장 9련승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극한의 전방 압박 전술이 빛났다. 연변팀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철저한 전술 집행력으로 청도팀을 압박함으로써 청도팀의 빌드업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전반 10분, 29분, 44분의 경기 장면은 상징적이다. 청도팀이 후방에서 공을 돌릴 때, 연변팀의 전체적 압박으로 인해 상대는 좋은 패스 로선을 찾기 힘들었고 결국에는 허둥지둥 공을 전방으로 길게 올려 직접 공격수를 찾는 선택밖에 할 수 없었으며 이렇게 급하게 처리된 공은 대부분 연변팀의 선수가 먼저 가져갔다. 이는 전반전에 청도팀이 64%의 공 점유률을 차지했으나 정작 슛은 3개 밖에 되지 않고 유효슛은 아예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변팀은 련속 4경기 홈장에서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둘 만큼 5백 수비라인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경고 루적 혹은 부상으로 인하여 한두명의 선수가 교체될지라도 변함없는 안정성을 보여준다는 것은 수비라인이 어느 한 개인보다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잘 작동되고 있다는 증명이다. 이날 리룡─누녜스─서계조─왕붕─리세빈으로 구성된 수비라인은 철벽임을 증명했다. 29분 리룡의 상대방의 슛 기회를 무산시킨 적시적인 태클, 52분 서계조의 중원까지 나와서 상대방의 역습 기회를 끊어버리는 장면은 수비라인의 안정성과 경기의 흐름을 읽는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상대방의 9차례 슛 속에서의 무실점은 연변팀 체계적인 협력의 결과이다.
공격 면에서 세트피스의 능률성과 공격수의 ‘킬러 본능’은 공 점유률을 내주고 역습을 위주로 하는 전술이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인 보장이다. 17분 결정적인 헤딩 선제꼴로 시즌 5호 꼴을 기록한 황진비는 자신의 유일한 유효슛 기회를 꼴로 련결하는 ‘킬러 본능’을 증명했다.
동시에 앞서가는 상황을 지켜낼 수 있는 체력과 투지도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 후반 추가시간 10분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96분 천창걸이 적시적으로 나타나 상대방의 자칫 위험한 슛으로 련결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 것과 전체 선수의 끈질긴 압박은 체력 관리와 정신력의 승리였다.
홈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좋은 성적과 분위기 속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경기의 주도권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비록 공 점유률을 내주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에 성공하여 최종적으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련속 두경기에서 보인 30% 좌우의 공 점유률은 주도권 상실을 의미하고 전반 경기의 252회 패스(청도팀 478회)는 빌드업 능력의 제고를 주문한다. 중원의 도밍구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 점유시 창의적인 돌파나 패스 루트가 부족하다.
역습 기회 랑비와 결정력 부족도 해결할 과제이다. 적극적인 압박 수비를 통해 공을 가져왔지만 차분한 빌드업 혹은 위협적인 역습이 부족했고 74분과 78분 도밍구스의 슛, 84분 포브스의 슛 등 4차례의 추가꼴 기회에서 단 한번이라도 기회를 잡았다면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쥘 필요가 없지 않았나 싶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마지막 패스의 정확도 저하가 두드러졌다.
결론적으로 이번 승리는 극한의 압박과 능률성이 빛났고 이기형 감독의 탁월한 전술 배치와 지휘능력 그리고 선수들의 철저한 전술 집행에 큰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매 경기가 중요하겠지만 향후 련속되는 세차례의 경기가 더우기 그러하다. 1위에 있는 현재 최강팀 료녕철인팀이 있는가 하면 상위권 안착에서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석가장쿵푸팀이 있고 기회만 있으면 수시로 반등하여 상위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대련곤성팀도 있다.
그중에서 이번 주 연변팀이 붙을 료녕철인팀(이하 료녕팀)은 리그 1위를 다투는 17라운드 중경동량룡팀과의 직접적인 대화에서 전반전에 일찌감치 4대1로 앞서고 최종 4대2로 제압하며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거기에다가 이날 2꼴 1도움을 기록한 팀의 절대 에이스인 음벤자를 66분에 내리고 팀의 조직 핵심인 타카히로와 안이은도 뒤이어 내려보내며 연변팀과의 경기를 미리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료녕팀이 주로 사용하는 진형은 4─2─3─1이고 원톱 음벤자와 좌우 윙어 안이은, 장일봉으로 공격 라인을 구성하며 뒤공간 크로스, 변선 돌파와 공중 쟁탈을 통해 진공 공간을 창조한다. 중원은 타카히로와 펠리페가 조직과 방어의 련결을 책임지고 수비라인은 국내 선수들로 구성했다.
공격 면에서 음벤자를 기둥으로 하여 신체적 대항과 헤더 우세로 상대방의 수비라인을 견제한 후 동료 선수에게 슛 기회를 창조해준다. 윙어 안이은은 변선 돌파 혹은 변선에서 중앙선으로 들어오며 때리는 슛이 위협적이며 장일봉은 문전에서의 기회 포착 능력이 강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압박 수비에 약한편이고 수비라인의 경험이 부족한 문제가 뚜렷하며 높은 강도의 압박 혹은 빠른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수비라인의 안정성이 부족하다.
료녕팀은 분명히 강하다. 하지만 강팀 앞에 약해본 적이 없는 연변팀이다. 예전부터 ‘거인 킬러’의 유전자를 지닌 연변팀이고 ‘마귀홈장’으로 불리우는 홈장이 있으며 ‘나무에 매달려서라도 경기를 구경’하는 일류의 팬들이 있다. 1위 팀을 제압하고 거두는 기적 같은 홈장 10련승을 기대해본다.
김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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