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시장 ‘지역명물’로 부상…문화관광 새 트렌드 이끈다

2023-09-14 08:56:31

도시의 고요한 적막을 깨우는 동틀 무렵 아침 4시 반, 지게차에 물건을 한가득 싣고 발걸음을 재우치는 상인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뚝딱뚝딱 십분여 정도면 그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영업준비를 마치고 손님맞이에 한껏 들떠있는 표정을 짓는다.

아침 5시, 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구름떼처럼 많은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수상시장, 요즘 그 주변 일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인파와 차량들이 붐비여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아침 5시부터 8시까지 단 3시간 정도로 운영되는 전통시장의 대표주자로서 올 1월초부터 이곳의 평일 접대량이 연 1.5만명, 주말 평균 류동인구가 연 2만명을 넘는 것은 기본이고 명절과 휴가 때면 연 3만명 가까이 되는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연 633.9만명, 올 들어 이 변방도시 인구의 근 10배에 가까운 국내외 관광객들이 연길을 찾았는데 그중 올 여름휴가철에만 연 25만명이 수상시장을 다녀가 공간 인구 밀집도, 류동성이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동북 지역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수상시장은 이젠 단지 지역내 한‘풍경선’을 넘어 연변의 독특한 문화요소와 더불어 색채가 뚜렷하고 짙은 문화적 내포를 구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변의 ‘지역명물’로 명성을 떨치게 된 수상시장, 문화체험 관광의 대세 속에서 향후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뚝배기 국밥 한그릇에 담긴 따뜻한 ‘인정’

지난 7일에 찾은 수상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와 외지 차량이 몰려들어 시장 주변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연길 시민 김종수(72세)씨는 아침마다 조깅을 즐기면서 수상시장을 돌아보는 게 곧 하루 일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뜨끈한 소고기국밥 뚝배기 한그릇을 뚝딱 하면 하루종일 배가 든든할 정도이다.”

“요즘 세월에 고객들에게 고기 한점이라도 더 얹어주는 넉넉한 인심을 베푼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심을 베푸는 가게 주인들의 그 인정 때문에 이곳을 자주 찾는 것 같다.”

시민 박씨 또한 한마디 보탰다. 한주일 한두번 꼴로 수상시장의 국밥집을 즐겨찾는다는 그는 “수상시장은 넉넉한 ‘인정’과 ‘온정’이 오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이것이 수상시장이 왜 꾸준히 인기를 얻는지, 사람들이 왜 자주 찾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20년 가까이 넉넉하고 푸짐한 인심으로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해월 사장, 금방 무친 반찬을 한입 맛보고 가라면서 입에 넣어주기까지 하는 넉살좋은 ‘최고집 반찬가게’의 최장림 사장… 대형 상가나 슈퍼에서 찾아보기 드문 모습들이 이곳에서는 꺼리낌없이 오간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데는 다 리유가 있는 법, 가장 큰 인기비결은 다름아니라 시장에 감도는 사람 ‘냄새’가 아닐가 싶다.

◆전통시장 문화적 내포, 차별화 내세워

수상시장의 가게들을 돌아보다보면 혀끝을 자극하는 맛의 천국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한다.

흑룡강성 오상시에서 자가용차를 운전해 연길로 왔다는 곽해정씨는 수상시장에 대해 깊은 인상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통시장은 어느 지역에나 다 있지만 몇년 전 수상시장을 다녀간 이후로 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이번에 두번째로 방문했다. 이 전통시장의 장점은 조선족 고유의 정취와 민족문화의 내포를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민족특색의 음식을 통해 지역내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라 생각된다.”

관광객들 다수의 의견을 모아보면 수상시장에서는 전통문화를 감상할 수 있고 조선족 음식의 문화유적과 색채를 좇을 수 있으며 문화관광 체험을 추구할 수 있는 전통장터라는 점이다.

지금 연변의 관광시장이 호황을 이루는 키워드에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연길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연길에서 일반 가게에 들어가도 기대 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만큼 민족음식은 연변 관광에서 갈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수상시장의 가장 큰 강점 또한 바로 타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전통음식을 특색으로 고취해 기본에 충실하고 문화적 내포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여러가지 맛으로 혀끝을 톡 자극하는 전통막걸리, 바로 눈 앞에서 떡메를 쳐 만든 최고의 찰기를 자랑하는 떡메찰떡, 이름을 기억하기 조차 어려운 수십가지 밑반찬들의 향연… 수상시장에 몰린 관광객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진풍경에 매료되여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 저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만다.


◆관광객들의 ‘시와 먼 곳’이 되여야

일전 국내 유명관광지 키워드에서 ‘시와 먼곳’(诗与远方)이라는 단어가 핫이슈에 올랐다. 인터넷소설 《려행은 일종의 해독약》에서 원시적인 의미가 나왔지만 이 단어가 요즘 화두에 오른 건 국내 문화체험관광이 새 트렌드로 떠오는 가운데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생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것이다.  

바로 현대인들이 요즘 관광을 즐기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생활을 추구하고 자유와 행복을 쫓는 이른바 미래지향적인 생활만족도를 일컫는 일종 관광 방식의 신조어라고 했다.

수상시장은 현재 연길을 찾는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 ‘첫번째 순서’로 손꼽힌다. 관광객들이 수상시장을 찾는 리유는 그 지역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기본에 충실한 모습에 주목하고 미래지향적 아름다운 생활을 추구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지도 모른다.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좋은 인상을 남기려면 시장의 치안, 공평거래 등 면에서의 관리강도를 부단히 높이고 시장의 기초시설 개선점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한 관광객은 “구석구석에서 나는 쓰레기와 오수냄새가 시장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게다가 시장 부근에 주차할 자리가 마땅치 않다.”면서 불편한 점을 지적했다. 또 당지 출근족들이 아침 시간대 이곳을 지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교통정체가 심하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장공동체에서 상생을 이루고 지역경제에 일조하며 나아가 시장의 장원한 발전과 더불어 미래지향적 발전에는 정부, 관련 부문, 지역 시민, 관광객 개개인의 주인공의식이 필요하다.

위생, 교통정체, 식품안전, 공평거래 등 면에서의 거시적 관리가 뒤받침된다면 수상시장은 보다 많은 관광객들의 ‘시와 먼 곳’이 되지 않을가 기대해본다. 글·사진 최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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