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우산 꽃양산□ 주덕진

2024-08-22 17:03:37

어느 날 오후 3시쯤 하학하는 손녀를 마중하러 학교로 떠나는 로친을 동무할 겸 하학을 맞는 학교정문 풍경을 체험할 겸 함께 훈춘시제1실험소학교를 바라고 뻐스에 올랐다.

뻐스에서 내려 정문 앞에 이를 때만 해도 몇사람 안되던 것이 하학시간인 3시 반이 거의 되자 삼삼오오 모여온 사람들로 정문 앞은 북적이였다.

그런데 이때 방정맞게 동쪽으로부터 시커멓게 흐려오며 찌뿌둥하던 하늘이 후둑후둑 비방울을 뿌리기 시작했다. 하늘을 쳐다보니 먹장구름이 꽉 끼인 것이 거저 무사히 지나칠 잡도리가 아니였다.

‘애들이 당금 하학하겠는데 이걸 어쩐담?’

바람을 동반하여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는 비를 바라보는 필자는 저으기 조바심이 났다.

“팍”

“팍”…

이때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곳저곳에서 우산을 펼치는 귀에 익은 소리가 귀맛 좋게 들려왔다. 정문 앞은 삽시간에 추켜든 우산바다로 변했다. 주도면밀한 학부모들은 언녕 날씨에 따른 준비가 되여있었던 것이다.

흰색, 노란색, 오렌지색, 남색… 아롱다롱 갖가지 색갈의 우산은 바다를 이루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자식들에 대한 부모의 뜨거운 사랑이 만들어낸 장관이 가슴에 맞혀오는 그 순간의 감동, 고무적인 우산 물결을 지켜보는 나의 가슴은 뿌듯하기만 했다. 이젠 그 어떤 비가 내려도 대수롭지 않기 때문이다.

무정한 비는 사정없이 옷을 적시고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어도 하늘을 덮은 우산은 항만이 되여 사람을 비로부터 막아준다.

우산은 또 안정을 지켜주는 한편의 푸른 하늘이기도 하다. 불볕이 쏟아지면 꽃양산, 궂은비 내리면 꽃우산, 시구역 이곳저곳 지어 시외 농촌 30리 밖에서 하루라도 빠뜨릴세라 뻐스 타고 자전거 타고 달려온 뜨거운 마음들이 펼치는 사랑의 푸른 하늘.

이런 푸른 하늘을 펼치기까지 집에서 1년 365일 우로는 조부모를 거느리고 아래로는 아이를 거느린 엄마들의 뒤치닥거리 그리고 산설고 물선 이국땅에서 ‘풍찬로숙’의 진고생을 겪으며 ‘견마지성’을 다하는 부모, 조부모들의 로고나 일편단심이 안받침되여있다.

비는 어느덧 방울지면서 후둑후둑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억수로 쏟아지는 비에도 위축되지 않고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우산물결을 지켜보는 나의 눈앞엔 소를 팔아서라도 아이를 공부시키던 민족의 우수한 전통을 이어 자식의 구학길에, 과학의 전당으로 가는 탐구길에 금벽돌 은벽돌을 펴가며 지극정성을 쏟는 새시대의 학부모들의 대견한 형상이 우렷이 떠올랐다. 이런 학부모들이 있기에 우리 애들의 밝은 미래가, 우리 교육의 장미빛 미래가 전망되는 것이 아니겠는가고 생각되였다.

  마침내 책가방을 멘 손녀가 교문 앞에 나타났다. 밝은 얼굴을 한 손녀를 본 우리는 반가운 나머지 달려가 그 애한테 제꺽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리고 비야 내리건 말건 손녀를 앞세우고 집으로 향하는 우리는 애 뒤바라지를 하면서 느낀 피로를 가뭇없이 잊은 채 행복하기만 했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崔美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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