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소리와 소리오염□ 김동진

2025-02-14 08:21:31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경적소리에 한토막 옛날 일이 떠오른다.

하동촌의 강씨네 아들이 출세를 하여 경찰이 되였는데 처음에는 가까운 진파출소에 출근하다가 얼마 후에는 승진하여 현공안국 형사대대에서 근무하게 되였다.

그리하여 주말이면 집으로 오는데 현성에서 마을까지 80리 길이라 차를 몰고 왔었다. 사업이 바쁜지 꼭 밤중에 떠나 날이 밝기 전에 도착하는데 어디서 배운 습관인지 동구 밖에서부터 집 대문 앞에 이르기까지 경적을 울리였다. 그것도 보통의 ‘뛰뛰빵빵’이 아닌 아츠런운 ‘애앵~애앵’이였다.

해종일 땡볕 아래에서 논밭기음을 매고 돌아와 곤하게 자고 있던 사람들이 마을에 무슨 사고가 났는가 하여 잠을 깨지 못한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와 보니 강씨네 아들이 차를 몰고 집으로 온 것이였다. 이것은 순전히 거들먹거리기를 좋아하는 강씨네 아들의 장난이였다. 한마디로 산촌의 고요를 깨뜨리고 마을사람들의 단잠을 깨워놓고 현공안국에 있는 강아무개가 차를 몰고 왔노라고 자랑하는 소리였다.

그 후에도 현성에 집을 잡기 전까지 그냥 이런 일이 반복되였는데 물론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공연히 미움을 살가 두려워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하고 뒤에서는 욕을 하였다.

“주말이 되니 또 왔구먼. 강씨네 개가 또 짖어대는군. 한밤중에 리유 없이 경적을 울려 온 마을을 깨우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수다.”

이것은 강씨네 아들의 불미스러운 소행에 대한 촌민들의 반감의 목소리였다.

하긴 지금도 차를 몰면서 경적소리 제한이 있든 없든 클랙슨을 높이 울리며 미친듯이 달리는 것을 재간과 자랑 그리고 멋으로 생각하는 운전수들이 없는 게 아니니 소리오염에 관한 교육이 없으면 아니될 상황이다.

경적이란 비상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경계하거나 비상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알리기 위해 울리는 고동이다. 이런 경적소리를 언급하다 보니 풍치가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몇해 전, 친구의 초청으로 대도시 관광을 했었다. 친구의 차에 앉아 풍경구를 돌면서 많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는데 그 속에는 경적소리가 없는 풍경도 있었다.

도로에는 수많은 차량이 달리고 있었지만 아무리 차기 밀리고 길이 막혀도 길이 열리기를 내심하게 기다릴 뿐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내가 이상하다싶어 “여기 차들은 공장에서 생산할 때 미리 나팔을 뜯어내는가?”고 물었더니 친구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나팔은 있어도 웬만해서는 울리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리유라면 경적소리도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소리오염이기에 특수사정이 아니고는 울리지 않는 것이 운전수들이 지켜야 할 하나의 준칙이라는 것이였다.

위급한 환자를 호송하는 구호차와 사고현장으로 달리는 경찰차 그리고 불끄러 가는 소방차를 제외하고는 일반차들이 마음대로 경적을 울리는 행위는 비도덕이라고 하였다.

위험하거나 위급한 특수경우외에는 거리와 도로에서 경적소리가 없는 풍경, 그것은 문명한 풍경, 절제된 풍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츠러운 소리로 사람을 놀래우는 미개한 풍경도 마땅히 이러한 문명한 풍경에로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무책임하게 으시대는 경적소리는 결코 현대문명의 멜로디로 될 수 없거늘…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