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사모’는 안녕하심까?”
평민백성인 내가 이런 인사말을 생각하게 된 것은 렴정건설과 부패척결이라는 세찬 바람에 적지 않는 권력자들의 오사모가 거리바닥에서 넝마처럼 나뒹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오사모는 옛날에 관리들이 관복을 입을 때 반드시 써야 하는, 검은 사(纱)로 만든 모자로써 중국에서는 위진남북조로부터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조선에서는 고려말기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벼슬 아치들이 쓰던 모자이다. 한마디로 그것은 벼슬의 상징이였다. 지금에 와서는 경극에서나 볼 수 있고 전통혼례식장에서 신랑이 쓰는 모자로 남아있지만 항간에서는 여전히 관직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이른바의 오사모는 모자의 량쪽에 매미날개 모양의 날개가 달려있어 백성의 모자와는 완전히 다른 양식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것이 뭇사람들 앞에서 권위를 자랑하거나 위엄을 부리거나 멋을 피우기 위한 단순한 양식이 아니라 청렴을 중시한 옛사람들의 의념의 표달방식이였다는 것이다.
일국의 최고권력자인 왕의 오사모는 관모의 꼭대기 뒤쪽으로 매미날개 모양의 작은 뿔 두개를 달아 보다 운치를 돋보이게 제작하고 익선관(翼蝉冠)이라고 칭하였다. 뜻인즉 나라의 임금님도 매미의 삶을 본받아 매미의 오덕을 명기하고 청렴을 받든다는 약속과 같은 것이였다.
바로 이렇듯 고관대작, 제왕장상으로부터 말단벼슬아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관모에 매미날개를 달고 다닌 것을 보면 매미오덕에 대한 옛사람들의 찬양과 숭배가 어떠하였는가를 엿볼 수 있다.
매미를 유심히 관찰하고 그 덕성을 노래한 사람은 진나라 때의 시인 륙운(262~303)이였다.
륙운은 시 <한선부>에서 ‘문청렴검신’이라는 다섯 글자로 매미의 덕성을 개괄하여 칭송하였는바 그것은 매미오덕의 찬가로써 시로 표현한 매미의 문학적인 형상이였다.
고문으로 된 그 시구를 풀이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머리에 갓끈이 우아하니 문이라 할 것이요,
맑은 이슬 먹고 사니 청이라 할 것이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니 렴이라 할 것이요,
방 한칸 가진 것 없으니 검이라 할 것이다.
또한 때를 맞추어 움직이니 신이라고 하리로다.”
그러니까 매미는 우아함과 맑음, 청렴함과 검소함 그리고 믿음까지 지닌 오덕의 곤충이라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매미오덕이 후날 군자오덕으로 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매미의 덕성을 따라배워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제창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소망이나 기대처럼 잘 안되는 것이 문제이다. 아무리 제왕장상의 머리 우에 오사모를 올려놓아도 인류의 력사에서 정의와 비리의 박투가 멈춘 적이 없은 것처럼 청렴과 부패의 겨룸도 멈춘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수많은 제왕들이 건국 초기에는 백성을 위한 바른 정치를 한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매미날개의 뜻을 망각 또는 배반하였는바 황실의 부화 타락과 신하들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쓰라린 망국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것은 렴정정치를 떠나면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백성들이 도탄 속에 빠진다는 것을 알려준 력사적인 교훈이다.
하기에 지금 나라적으로 홍색정권을 수호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사업을 단단히 틀어쥐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황차 리상과 신념을 상실하고 초심과 사명을 저버린 일부 지도간부들이 금은보화로 눈부시게 장식한 권력의 보좌에 올라앉아 썩어가는 령혼의 술잔을 들고 부귀영화의 노래를 부르고 있음에랴!
그들의 안중에는 당의 규률도 없고 나라의 법률도 없다. 그들은 탐욕의 팽창으로 청렴과 결백을 상실하였고 직권람용과 뢰물수수, 권색 교환 등 범죄의 길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리에 한해서는 법률의 주먹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가증스러운 죄악의 정수리에 징벌의 철퇴를 안겨야 한다. 아울러 인민이 준 권력을 재물을 긁어모으는 쇠스랑이로 간주하는 그런 위군자들의 머리 우에서 가차없이 매미날개의 성스러운 ‘오사모’를 벗겨내야 한다.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건강한 정치생태를 건설할 수 없다. 하기에 최근의 신화시평은 “금지구역이 없는 무관용원칙으로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타격하여 부패현상에 대해 고압태세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즉 부정부패로 타락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안녕하지 못한 자신의 ‘오사모’ 때문에 어찌 발편잠을 잘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당신의 ‘오사모’는 안녕하심까?”라는 나의 파격적인 인사말이 주책없는 한 늙은이의 공연한 기우가 아니라고 말한다.
바라건대 공직자라면 관직이 크거나 작거나를 막론하고 매미의 오덕으로 자신의 매 하나의 행위를 단속하면서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참하고 어질고 강직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당신이 쓰고 있는 ‘오사모’의 건강과 청고와 결백을 지키는 안녕의 길임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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