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의 흔적을 간직한 량수단교

2025-10-27 08:54:33

조금 이른 첫눈이 내리던 10월 중순, 취재차 ‘량수단교’를 찾았다.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락엽 그리고 ‘량수단교’ 돌비석에 닿아 물줄기가 되여 흐르는 눈꽃, 재빛 하늘을 담은 흐릿한 두만강에 처연하게 박혀있는 무너진 다리…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에서 항일전쟁시기의 파란 많은 력사가 보이는 듯싶었다.

량수단교의 옆모습. (도문시선전부 제공)

두만강 상류 240킬로메터쯤에 위치해있는 량수단교는 도문시 량수진과 조선 온성군을 련결하는 다리로 원래의 이름은 온성대교였다. 1936년에 건설을 시작해 1937년에 개통되였는데 총 길이는 525메터, 폭은 6메터이고 한때 21개의 교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일본 침략군이 중국에서 략탈한 물자를 조선을 통해 국내로 운반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량수단교 주변 환경.

1932년 일본 관동군은 위만주국을 세운 뒤 중일 <국제도로교량협정>에 따라 ‘두만강도폭주소설명서’를 작성하고는 이에 따라 조선과 중국 본토를 련결하는 철도 및 도로망을 기획, 건설했다. 두만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천리 두만강에 10여개의 다리가 건설되기 시작했는데 온성대교는 그중 하나였다. 이 다리는 지난 세기 30, 40년대 일본의 침략과 확장의 야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물 증거이다.

량수단교 주변에서 룡호석각도 찾아볼 수 있다.

략탈의 동맥이였던 ‘온성대교’의 운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45년 8월 8일, 쏘련 홍군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극동지역에 15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키고 세갈래로 나누어 중국─쏘련, 중국─몽골, 중국─조선 국경에서부터 일본 관동군을 전면 공격하기 시작했다. 쏘련 극동군 제25집단군은 훈춘 춘화, 장령자, 경신에서 일본군의 방어선을 돌파한 후 11일에 대팔령에 도착하고 12일에 60대의 비행기를 출동시켜 일본군 진지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했다. 방어선이 완전히 무너진 일본군은 황급히 철수했다.

량수단교 우에서 본 모습. (도문시선전부 제공)

쏘련 홍군 륙군부대의 추격을 차단하기 위해 일본군은 12일 새벽에 특무를 파견해 온성대교 5번 교각에 폭약을 설치하고 폭파를 실시했다. 굉음과 함께 대교는 두동강이 났고 이로써 온성대교는 8년 만에 지금의 량수단교로 되였다. 현재 중국 경내에 남아있는 75메터에 달하는 단교는 마치 아물지 않는 상처처럼 침략의 흔적을 간직한 채 두만강에 처연하게 서있다.

력사의 ‘목격자’인 량수단교는 오늘날 새로운 자세로 세상을 향해 항일전쟁시기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량수단교 옆에 있는 룡호석각 비문과 량수천자15렬사순난지 비석.

량수단교는 단순히 부서진 다리의 운명으로 남지 않고 새로운 시대적 사명, 즉 후손들이 국치를 잊지 않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항일전쟁의 불굴의 정신을 고양하도록 격려하는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았다.

2006년 량수단교가 도문시정부에 의해 애국주의교양기지로 공식 승인된 이래 매년 많은 학교와 기관단위, 사회단체가 주기적으로 이곳을 찾아 애국주의 주제 교양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단교에 서서 보면 시선이 닿는 한쪽에는 전쟁의 잔해가, 다른 한쪽에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새시대 향촌의 모습이 보인다. 한쪽에는 무거운 력사가, 다른 한쪽에는 평화시대의 안온함이 가득한 이러한 강렬한 대조는 시대의 변화와 평화의 소중함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량수단교 주변 환경.

도문시는 또 단교 본체와 력사 환경의 보호 및 복원에 중점을 두고 교두보에 있었던 기존의 또치까 등을 복원한 데 이어 교량 주변에 필요한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다리 우로 올라가는 도로를 평평하게 수리하고 주변의 환경을 아름답게 승격시키는 등 자연경관, 력사유적, 변경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홍색관광 명소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량수단교 비석.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량수단교는 위대한 민족의 힘찬 발전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조용히 ‘알리고’ 있다.

  글·사진 전해연 기자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编号:22120180019

吉ICP备09000490-2号 | Copyright © 200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