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생태진화생물학 연구팀이 과거와 현재 북미 들소 유전체를 비교 분석해 들소 개체군수 변화와 유전적 다양성을 추적한 연구결과를 일전 국제학술지 《과학》에 발표했다. 《과학》 표지에는 19세기 무분별한 사냥으로 멸종 직전까지 몰렸던 북미 들소의 모습이 실렸다.
북미 들소는 약 20만년 전 씨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이주한 들소 조상이 뿌리이다. 몸무게 900킬로그람, 키 2메터 이상까지 자라는 북미 들소는 1000년 전 북미 대륙에 5000만마리가 살고 있었지만 유럽 이주민들의 대규모 사냥으로 1890년에는 500마리까지 개체수가 급감했다. 이후 꾸준한 보전 노력으로 현재 북미에 사육 개체를 포함해 약 53만마리가 살고 있다.
연구팀은 박물관과 대학 소장품, 개인 소장 표본 등 들소 160마리의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고 기존에 확보한 52마리 유전체 자료와 함께 비교했다. 가장 오래된 표본은 약 5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분석 결과 최근 1만년 동안 북미 대륙 곳곳에 살았던 들소들은 유전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서로 멀리 떨어진 무리간 개체 이동과 번식이 이어지며 북미 전역에서 유전자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이다. 연구팀은 “과거 들소의 유전체만으로는 어느 지역에 살았던 개체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광범위한 유전자 교류는 19세기 개체수가 급감했을 때 들소가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팀이 멸종 위기 전후 개체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비교한 결과 두 집단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멸종 직전 살아남은 약 500마리가 당시 들소의 다양한 유전자를 상당부분 보유했기 때문이다.
멸종에 직면했던 북미 들소가 예상보다 많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반면 현재 개체군이 여러 지역에 고립돼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어 다시 멸종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들소들은 국립공원이나 보호구역 등에서 작은 무리로 나뉘여 서식한다. 과거처럼 자유롭게 유전자를 교환하기 어려워 각 지역 개체군이 점차 고유한 유전적 특징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개체군이 작은 집단내 고립될수록 근친교배 위험이 커지고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며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카나다 서스캐처원대학 수의대 애덤스 교수는 “안전한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한 집단에 최소 1000마리가 필요하지만 현재 이 정도 규모에 이르는 야생 무리는 드물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야생 들소의 정자와 란자를 모아 유전자원을 보관하고 체외수정 등을 리용해 서로 떨어진 무리간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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