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사람들은 창의성을 사람과 기계가 구분되는 중요한 특성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이 흥기함에 따라 이러한 관념이 도전에 직면해있다.
국제학술지 《자연》 웹사이트는 11월초에 게재한 글에서 시가, 영상, 사상 또는 음악을 막론하고 현재 AI가 생성한 작품은 이미 많은 인간이 창작한 작품에 비견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창의성에 대한 과학적 정의가 사람과 기계의 경계를 선명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AI는 이미 진정한 창의성을 가지고 있을가? 많은 과학자들은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사람과 AI의 ‘협력적 창의’만이 미래의 방향이라고 제기했다.
◆서사 품질 전문 작품에 미달
창의성을 묘사하고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독창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이나 사물을 생산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2023년부터 상업분야에서 신경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은 AI 시스템이 이러한 류형의 테스트에서 이미 인간과 경쟁할 수 있다고 잇달아 보고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늘 창작콘텐츠가 AI가 만든 것인지 인간이 만든 것인지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가, 과학적 가설 혹은 휴대폰 APP 등을 막론하고 말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최고의 인간 창작자들은 여전히 우세를 보유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 인간이 창작한 단편소설과 챗봇이 생성한 작품을 비해본 결과, 일부 AI 생성 소설은 아마추어 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그 서사 품질은 전문 작가의 작품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작품은 종종 온전한 서사적 구조가 결핍하고 인물형상 부각도 그저 그런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
◆대다수 과학자 부정적 태도
이러한 연구와 사실을 토대로 ‘AI가 창의성을 가진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대다수 과학자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창조과정을 리해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결과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미국 코네티컷대학 교육심리학자이며 다수 창의력 관련 서적의 저자인 카우프만의 말이다. AI도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진정한 창조과정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창의력을 갖춘 주체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영국 에든버러예술학원에서 창의력과 AI를 연구하는 철학자인 모루찌는 일부 AI 모델이 자신이 산출한 내용을 평가하고 스스로 개선할 수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인간이 제시한 목표를 따라 나아갈 뿐이라고 했다.
◆사람과 기계 협력은 대세
‘AI에게 창의성이 있는가’라는 론난에 맞서 많은 과학자들이 시각을 전환해 사람과 기계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영국 에식스대학의 컴퓨터과학자 마리아 테레사 라노는 창의성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대화이며 AI의 출현은 인류에게 새로운 창작 매개체를 가져다주었다고 말한다. 그가 진력해 연구한 ‘협력적 창의성’이라는 이 신흥연구 령역은 AI를 간단한 응답도구로 보지 않고 AI가 어떻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예술창작을 격발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실천중에서 일부 예술가들은 이미 사람과 AI의 신형의 협력모식을 시도하기 시작했는데 ‘글리치아트(故障艺术)’가 바로 그 전형적인 례이다. 예술가들은 전자설비의 고장 현상을 리용해 예술적 가공을 거쳐 기술적 결함을 독특한 미학적 표현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일깨워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AI 보조 작성에 의존하는 참가자들의 뇌 련결 활성도가 비교적 낮았으며 창작 스타일도 단일화 경향을 보였다. 또 다른 창의적 글쓰기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AI의 도움을 받아 생성된 이야기는 순 인간 창작에 비해 뚜렷한 동질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AI가 보다 더 공정한 창작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계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면으로는 AI가 확실하게 창작 문턱을 낮춰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도 음악을 창작할 수 있게 한다. 다른 한면으로는 만약 량질의 AI 자원 분배가 균일하지 않다면 오히려 현유의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과학기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