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설명절 극장가의 치렬한 흥행 경쟁 속에서 정통 무협대작인 《표인: 풍기대막》이 놀라운 역전극을 펼쳤다. 23일 설명절 상영기가 마감된 시점에 《표인》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8억 460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사조영웅전: 협지대자》가 세웠던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중국 영화사상 무협쟝르 력대 흥행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원작 만화는 허선철의 《표인》
‘국산 만화의 최고봉’으로 불리우는 동명의 원작 《표인》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연변 독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원작 만화가 허선철은 1984년, 연변에서 태여났다. 청춘의 방황이 지속되던중 우연히 스티브 잡스의 “너의 마음을 따르라(追随你的心)”라는 말에 소스라치듯 깨여나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결심한다. 나중의 얘기지만 구절은 영화 속 대사로도 나온다.

이 결정은 타인의 눈에는 거의 광적으로 보였다. 미술 기초 실력도 없이 26세에 늦깎이로 만화를 그린다고? 허선철 역시 자신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장면의 10%조차 그림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며 그는 그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서둘러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오로지 준비에만 쏟아부었다. 그동안 그는 문학 번역으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한편으로는 만화 기법을 파고들었다. 배경 그림 한장을 한달 내내 매달려 그리고 이야기에 력사적 깊이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수서(隋書)》와 《자치통감》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으며 수나라 말기의 전쟁과 혼란을 철저히 자기 것으로 소화했다.
그렇게 몇년간의 고전을 거쳐 2018년 4월, 만화 《표인》 제1권이 출판되였다. 그리고 올 1월에 이르러 제13권이 출판되였으며 출판사 독객문화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으로 《표인》은 루적 판매량이 100만부를 돌파했다. 또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한국 등 5개국에서도 정식으로 번역 출판되였다.
◆만화에서 스크린 대작으로
허선철 작가에게도 그렇겠지만 우리에게 있어서도 허선철의 만화가 스크린 대작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감회가 더욱 새롭다. 24일, 허선철은 기자에게 영화 《표인: 풍기사막》이 동명 만화의 앞 5~6권의 내용을 각색한 것이라고 소개하며 감독 원화평, 오경 등 수세대에 걸친 무술인들의 열연 덕분에 자신의 작품이 스크린 우에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며 감수를 전했다.
《표인》은 수, 당 시기 피비린내 나는 강호와 불안한 정세를 력사적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주인공은 도마, 원칙이 뚜렷한 무인이다.
빚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호송임무를 맡게 된 도마가 장안에 무사히 호송해야 할 인물은 가면을 쓴 지세랑이다. 이 인물은 일찍 이름만 들어도 간담을 서늘케 했던 수조시기 반란군의 두목이다… 이야기 속에는 우문술 등 실존했던 력사적 인물들도 등장해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번 영화화 과정에 허선철은 원작자의 신분으로 참여했으며 원화평 감독, 주연배우 오경 등은 끊임없이 그와 소통하며 “모래알 한알에도 피가 맺혀있는” 만화 특유의 황량하고도 강렬한 느낌을 구현하는 과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허선철은 특히 량가휘의 캐스팅을 두고 “어려서 량가휘의 영화를 보고 자랐는데 량가휘가 《표인》에 출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감개무량한 심정을 드러냈다.
허선철은 제작진을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매우 많은 질문을 했다면서 원작을 매우 존중하고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영화를 위해 신강 고비사막의 섭씨 60도에 육박하는 환경에서 185일간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700벌의 갑옷과 석제 가면, 배우의 흉터 하나까지 만화와 완벽한 일치률을 보이며 팬들로부터 “내가 꿈꾸던 강호가 그대로 살아났다.”는 찬사를 받았다.
◆무협, 흥행 역주행의 기적
올해 설명절 상영기는 2월 15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진 력대 최장 설명절기간으로 총 박스오피스 규모는 57억 4900만원에 달했다. 이 격전지에서 《표인》은 경이로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묘안 전문판 데이터에 따르면 상영 첫날 상영 점유률은 높지 않았으나 탄탄한 입소문에 힘입어 4일 련속 일일 박스오피스 상승을 기록했다. 일일 순위 역시 초하루 4위에서 초엿새에는 2위로 뛰여올랐다. 2월 23일 기준 평점은 두반 7.5점, 토표표와 묘안에서 모두 9.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묘안엔터테인먼트 시장분석가인 래력은 “관객들이 무협영화라는 쟝르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그간의 부실한 작품들을 외면해왔음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표인》의 화려한 출연진은 중화권 무협영화의 거의 절반의 집합체라 불리울 만했다. ‘천하제일 무술감독’ 원화평을 필두로 특별 우정출연을 한 리련걸과 우정출연을 한 량가휘를 비롯해 오경, 사정봉, 혜영홍 등 원로 액션 스타들과 우적, 진려군, 차사 등 신예 배우들, 반세기를 아우르는 무협의 얼굴들이 한데 모였다.
81세의 거장 원화평 감독은 액션의 첫번째 조건으로 ‘진실함’을 내세웠다. 모든 배우는 촬영 몇달 전부터 합숙하며 체력 훈련부터 승마, 병기 다루기까지 체계적인 특별훈련을 받았다. 특히 주연 오경은 장면마다 “한번 더!”를 웨치며 완벽함을 추구했다고 한다. 15년 만에 무협영화로 복귀한 리련걸 또한 《정무영웅》 시절의 발차기를 완벽히 재현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현재도 《표인》의 박스오피스는 계속 상승중이며 업계내에서는 최종 수익이 1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표인》은 이번 설명절 무협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침체되였던 무협영화계에 뜨거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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