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 (외 4수)□ 송미자

2026-03-27 09:25:47

겨울의 옷소매 끝에서

드러나는 작은 주먹들


아직은 시려

꼭 쥐고 있다


그 작은 주먹으로

봄 문을 두드리면


해볕이 문 열어주고

꿀나비 나풀 찾아온다


백목련


보얀 살갗

맑은 눈동자

투명한 령혼


하얀 향기

하얀빛

울음마저 하얗다


내 눈은 실눈이 되고

내 가슴은 부푼다


솜털처럼 가볍고

햇솜처럼 부드럽고

샘물처럼 깨끗해

서러운 생명아


봄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지는 꽃잎은

아가의 백일옷


대지의 서랍

깊은 곳에

하얀빛이 숨쉰다


꽃 춤


만개하고 싶다

향기 뿌리며

만개하고 싶다


제쳐라 제쳐야지

양산도 자락에 감돌아들며

에~헤~에~요~


열두폭 치마 굽이굽이

하얀 속치마 빙글빙글

흐르는 강물 되여

곡선 따라 돌아 돌아

누비는 걸음이 멋이로다


흐드러지고 싶다

향기에 취해

흐드러지고 싶다


돌아라 돌아야지

도라지장단에 팔자걸음

에헤요 데헤요 지화자 좋다


오른발 자리에

왼발 점 찍고

왼발 자리에

오른발 살짝

선자리 걸음도

멋이로다


양산도

도라지에

꽃춤

한번

춰보자


꽃이 오는 길


봄, 새롭게 피여나는

이 꽃 저 꽃

꽃 속에 서서

꽃이 오는 길을 들여다보니


혹한에 응어리진 한들이

피멍으로 맺혀오다가

끝끝내 열리는

전생의 열매더라


붉은빛은 피요

분홍빛은 땀이요

하얀빛은 눈물이요

초록빛은 힘이더라


피땀과 눈물 없이

생명이라 이름할가

꽃으로 오는 길은

길 없는 칼벼랑 넘어

바람 세찬 골짜기 지나

드디여 피여나는

생명의 길이더라


한중매


삼구한풍 대청에

하얀 눈 도포 걸치고

올방자 틀고 앉은 선비 앞에


죽창 든 추위가

머리 조아린다

― 곧 물러가겠나이다


바람 가는 길에

가지는 몸 흔들어

오래도록 바래고


문풍지 떠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에

주눅 들어 입 다문다


매화의 입김은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저 고요한 호흡


그 호흡 따라

이파리들 기지개 켜

해볕을 당겨온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终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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