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시도해볼 수 있는 모든 조합을 거의 다 시도했지만 주전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체력이 떨어질 때 이를 메워줄만한 교체자원의 능력이 지나치게 취약했다. "
10일, 연길전민건강중심에서 치러진 2026 시즌 갑급리그 제8라운드 경기에서 연변룡정커시안팀(이하 연변팀)은 계속하여 ‘홈장 무패, 무승’을 이어갔다. 점수를 보면 접전 끝의 1대1 무승부로 생각할 수 있으나 과정을 보면 전반적으로 수세에 몰린 경기에서의 ‘행운의 무승부’라고 말하고 싶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터진 선제꼴은 팬들에게 승리의 희망을 보게 했다. 지난해에도 득점 능력은 아쉬웠지만 선제꼴을 넣은 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가성비 높은’ 1대0 승리를 거둔 경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꼴이 경기 전체에서 연변팀이 보여준 유일한 하이라이트가 되였다. 동구제(懂球帝) APP 기술통계중의 공격심박 그래프에 따르면 7분에 득점한 이후 연변팀의 공격 강도는 급격히 떨어졌고 남은 80여분 동안 광서항신팀(이하 광서팀)의 공격 심박수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앞서 나간 순간부터 연변팀이 완전히 수비모드로 전환하여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대에게 넘겨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변팀의 죠반니(오른쪽 두번째)가 선제꼴을 넣는 장면. 강내함 기자
광서팀의 밀물 공세 속에서 연변팀의 수비 조직력은 충분한 끈기를 보여줬다. 경기 전체에서 광서팀은 60%의 공 점유률을 기록하며 23개의 슛(유효 슛 4개), 11개의 코너킥, 17개의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러한 공격 데이터는 그 어느 갑급리그팀의 수비진에도 엄청난 압력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였다. 그러나 연변팀 선수들은 부지런히 뛰고 협력하여 상대의 공격을 번번이 막아냈다. 키퍼 구가호의 활약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전반전에만 2차례의 위협적인 슛을 막아냈는데 한번은 프리킥 상황에서 날아오르며 막아냈고 또 한번은 근거리 슛을 몸으로 막아내며 상대의 완전한 득점기회를 무산시켰다. 기타 수비수들 또한 적극적인 육탄 방어로 수비의 빈틈을 메웠다. 연변팀은 이 경기에서 무려 걷어내기 37회, 차단 10회, 빼앗기 12회를 기록했으며 육탄 방어로 11개 슛을 막아냈다. 이는 광서팀 슛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꼴문을 위협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런 수비의 끈질김 덕분에 연변팀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몰린 경기에서 후반 73분이 되여서야 실점할 수 있었다. 광서팀과 같은 공격적인 강팀을 상대로 이 정도를 해낸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수비의 끈질김만으로는 결코 팀의 다른 약점들을 가릴 수 없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점이 공격에서의 무기력함이다. 초반 선제 득점 이후 연변팀은 위협적인 공격기회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 전체 슛은 단 5개, 유효슛은 2개에 그쳤다. 그 꼴 하나를 제외하면 상대 키퍼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했다. 이런 ‘점수가 앞선 후에는 경기를 못하는’ 문제는 이미 연변팀의 고질병이 되였다. 팀은 일찍 앞서 나간 뒤 곧바로 수비적으로 움츠러들며 간단한 역습으로 한꼴 더 넣거나 적어도 1대0 점수를 지키려 했지만 이러한 전술은 팀의 공격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계속 밀어붙일 기회를 제공했고 결국 경기 후반부에 동점꼴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격력 부진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교체자원의 부족이다. 이 점은 경기중 교체 전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이기형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어 손석붕과 최태욱 대신 종헌우와 허문광을 투입하며 이 두 젊은 선수를 통해 공격과 수비 면에서 개선을 가져오려 했다. 그중 2025년 연변리그 득점왕인 종헌우에게는 이 경기가 프로 데뷔전이였고 감독은 분명 그가 공격에서 팀에 도움을 주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젊은 선수의 활약은 감독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종헌우는 경기장에서 공격 쪽의 득점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비 참여률도 턱없이 부족했다. 득점이 능력이라면 수비는 태도이다. 불과 30분 만에 이기형 감독은 다시 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고 리석민과 김흥도를 투입하며 방금 교체 투입한 두 선수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런 교체는 감독이 두 젊은 선수의 활약에 불만을 느꼈다는 직접적인 표현이다. 김흥도의 데뷔전 역시 젊은 선수의 부족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의 경기 태도는 분명 긍정적이였고 움직임도 매우 활발했지만 측면수비수로서 중앙수비수에게 위험한 가로패스를 하는 기본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상대가 이 패스를 가로채기라도 했다면 바로 일대일 찬스로 이어져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데뷔전의 신인이라도 절대 해서는 안될 실수였다.
사실 이 경기에서 감독이 평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연변리그 출신의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성장시켜온 연변축구의 전통처럼 신인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려는 바람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젊은이들은 팀의 미래 희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는 현재 팀이 처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이 시도해볼 수 있는 모든 조합을 거의 다 시도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체력이 떨어질 때 이를 메워줄 만한 교체자원의 능력이 지나치게 취약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주전선수들의 체력부담은 점점 커지고 부상위험도 커진다. 부상으로 여러 경기에 결장했던 누녜스가 이제야 막 복귀했고 포브스는 여전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때일수록 교체자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만 연변팀의 후보명단에는 메워줄 만한 선수가 없었다. 일단 주전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저하되면 전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격에서 계속 상대를 압박할 능력이 전혀 되지 않기에 수비로 점수를 지키는 데 의존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관점에서 보자면 광서팀은 승격팀임에도 그 실력은 분명 만만치 않았다. 이 경기에서 원정팀이였음에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고 23개의 슛 데이터만 봐도 공격력이 얼마나 뛰여난지 알 수 있다. 이 무승부 이후 연변팀의 승점은 11점에 머물며 여전히 중위권에 위치하게 되였다. 이 경기를 잡았다면 4위로 올라설 수 있었겠지만 비김으로 인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오히려 광서팀이 승점 1점을 추가하여 13점이 되며 4위를 차지했다.
홈장 련속 4경기 무승부는 연변팀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비의 끈질긴 힘은 인정할 만하지만 팀이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격에서의 지속적인 생산력, 교체자원의 강화,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나 많다.
24일에 치러질 제9라운드 경기에서 연변팀은 현재 1위인 광주표범팀과 원정에서 격돌한다. 득점이 가장 많은 팀과 실점이 가장 적은 팀의 ‘창과 방패’의 대결, 다음경기까지 남은 10여일의 시간을 통해 팀이 전력과 분위기를 잘 가다듬고 좋은 결과를 갖고 홈장에 돌아오기를 바라며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는 팀이 현재의 난관을 이겨내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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