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력사연구원에서 ‘중국-이딸리아 문물 보호 및 복원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두 나라 전문가들은 문물 보호, 복원 기술의 혁신과 관련 인재양성 등 의제를 중심으로 최첨단 성과를 공유하고 실천경험을 교류했으며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두 나라 문화유산 보호 사업의 발전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았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늘날 문화유산 보호 분야에 점점 더 많은 첨단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문화유산 복원을 위한 신소재, 신기술 및 새로운 공법의 응용이 주요 화두중의 하나로 다뤄졌다.
이딸리아 볼로냐국립미술원의 문화유산 보존·복원 분야의 안드레아 비안코 교수는 젤 세척과 나노소재 등을 종이문화재 및 현대 미술품 복원에 활용한 사례를 공유하며 이딸리아의 정교한 복원기술 성과를 선보였다. 안드레아 비안코 교수는 신소재와 신기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 복원은 원 재료와 보존환경 등 다층적인 관계를 다루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신기술을 적용할 때에도 ‘최소한의 간섭’과 ‘원상복구 가능성’이라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년,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가 료나라 상경 황성 남서쪽의 대형 건물터를 발굴하던중 근처에서 먹글씨가 붙어있는 료, 금 시대의 종이 한장을 발견했다. 섬유형태 관찰과 적외선 분광법 등 과학적 분석을 거친 결과 이 종이는 현지 생산품이 아니라 중원지역에서 류입된 것으로 추측되였다. 중국사회과학원 과학기술고고및문화유산보호 중점실험실의 주흔 보조연구원은 “오늘날의 복원작업은 더 이상 전통 수공예기술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전통기술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토대에서 현대적인 과학검측과 재료분석 방법을 결합하여 과학적 검사부터 재료 분석, 복원 실시 및 장기 보존에 이르기까지 상호 련결된 작업모델을 점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운강연구원의 항간 원장은 운강석굴의 디지털 보존 작업을 소개하며 디지털화의 목적은 문화유산을 더 잘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전통적인 가설물을 설치하고 수동으로 측량해야 했기에 시간이 매우 많이 걸렸지만 2003년부터 3D 레이저 스캔과 근접사진 측량 등 신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북대학 사란토문화유산및예술대학은 또 다른 인재양성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학은 중국 서북대학교와 이딸리아 사란토대학교가 공동으로 설립한 곳이다. 서북대학 문화유산대학의 온예 교수는 “현재 중국내 복원 인재 양성은 크게 두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북경대학이나 북경과학기술대학처럼 화학이나 재료학을 토대로 하는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미술학원이나 남경예술학원처럼 예술적 복원을 강조하는 시스템이다. 리상적인 보존·복원은 이 두가지가 긴밀하게 결합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화유산의 보호와 복원은 이제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수선하는 차원을 넘어 첨단과학기술과 인문학적 통찰이 집약된 종합학문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확인된 중국과 이딸리아의 협력사례는 국가간 경계를 허문 기술공유가 인류 공동의 문화자산을 지키는 데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증명했다.
전문가들이 공동적으로 강조한 ‘최소한의 간섭’과 ‘과학적 데이터의 결합’은 결국 문화유산이 지닌 본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주기 위한 핵심 원칙이다. 복원은 단순히 멈춰버린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유물에 담긴 력사적 서사를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그 생명력을 지속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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