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비가 오고(외 2수)□ 박송월

2026-05-08 09:47:29

청명의 하늘은 흐려있다

아직은 비가 오지 않는다

하늘만 낮게 가라앉아있다


청명 앞에서 나는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빛바랜 채 서있다

흐르는 기억만

뼈속으로 스며든다


기둥처럼 든든했던 아빠의 등과

부처 같은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워지는 시간

살아계실 때 못다한 효도

뼈아픈 후회로

비처럼 쏟아진다


살아계실 때 더 잘할 걸

하고 싶은 말 별처럼 많아

저 하늘 우러러

목메여 아빠 엄마를

불러본다


대답 대신 비소리로

돌아오는 메아리

저 비는 누구의 눈물인가

밖에선 비가 오고

내 안에도 비가 내린다


태줄을 풀며


저 부푸는 봄의 가슴

초록 들판 달리는 나의 꿈

파란 실빛 하늘을 날아

몸 뒤트는 풀밭에 뉘인다


휙휙 초록향기 실은

바람의 리듬에

만병초 복수초 자귀풀 냉이

흔들리며 깨여난다


봇나무 개암나무 느릅나무

헉헉 거친 숨으로

태줄을 풀어

푸른 피줄 세운다


초록향이 흐른다


사몽~사몽인 듯

꿈처럼 피여오르는

봄날의 환희

문득 귀를 치는 첫 천둥소리


나는 어느새

빈센트 반 고흐의

숨결 담은

록색 붓을 휘둘러

이 봄의 꿈 우에

별빛 물감을 흩뿌린다


4월의 축복


4월이 온다

숨찬 호흡으로


겨울이 남기고 간

텅 빈 들판의 주소로

연두빛 소포가

줄줄이 도착한다


쑥 냉이 달래 미나리

배시시 눈을 뜨고

제각각 이름 불린다


배내저고리 입은 개나리

서둘러 노란 기발 흔들고

잠에서 깬 진달래

빨갛게 달아올라

산허리에 불을 지핀다


얼음 풀린 강은 화답하듯

출렁출렁 삼바춤 춘다

내 안에 봄을 부르는

4월의 축복


가슴 뛰는 연두빛 감탄이여

종이비행기 같은

작은 희망들이 내리는

내 령혼의 뜰에는

록색의 꿈이 살랑대고

민들레 사철 푸르다

来源:延边日报
初审:金麟美
复审:郑恩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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